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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잔 마시고 세상을 보니

조회140 2020.05.19 20:35
조규전

      술 한 잔 마시고 세상을 보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술을 마셨다고 생각된다.

어떤 때는 도로에 아스팔트가 일어나면서 나의 술 마심에 경종을 울려주었던 때도 있었다.

술에 대하여 제어가 안 되던 시절에는 누군가가 나의 우군이 되어 나를 보호해 주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나의 인생에 우호세력들이 많이 있었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인생을 연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술 한 잔 마시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인다.

일단은 모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맨 정신에는 세상사가 다 구질구질 하게 보였는데 한 잔 들어간 다음에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통의 술은 밤에 이루어지는 만큼 먹고 나면 보이는 것이라곤 조명발 밑에 있는 삼라만상이 대부분이었으리라 본다.

 

술 먹은 다음에 나타나는 현상은 취함으로 귀착된다.

옛부터 술과 매 앞에서는 장사 없다고 천하에 항우 같은 장사도 말술에는 대책없는 것이 인간사인 것이다.

술이 과하다는 것은 에틸알콜 성분이 뇌를 자극하여 이성을 딴 방향으로 돌리게 하는 마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술이 가지고 있는 본성이 인간의 이성을 흩트리게 하는 마력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술은 필요악으로 인식된다.

물론 술 한 잔 못 마신다고 사회생활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 본다.

오히려 술 안 마시는 사람이 더 이성적으로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경우가 더 많이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인간사에서 이성적으로 아니 되는 일은 감성적으로 나가는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 감성이 안 되는 영역은 또 다른 매체를 통하여 메꾸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젊은 날에는 술을 하나의 낭만에 매체로 보면서 접근하였다.

사회생활을 잘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술 자체가 인생에 묘미를 가져다주는 도구로 인식하였다는 것이다.

술에 인생에 희노애락이 다 녹이 있는 것처럼 보였던 시절도 있었다.

아주 젊었던 날 강릉에서 나왔던 경월소주를 마시면서도 인생자체는 즐겁고 행복했다.

 

그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가면서 역시 경월소주를 원조로 하는 처음처럼을 마시는 느낌은 몇 십 년 전에 마셨던 경월과는 아주 딴판으로 인식된다.

술 종류라 변했다기보다 사람이 변한 것이다.

젊은 날에 경월소주와 지금 나이를 먹고 마시는 처음처럼은 에틸알콜이라는 본질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나 마시는 느낌은 한참 다르다고 본다.

 

어찌하였던 세월이 지나면서 술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고 본다.

술을 마시는 의미도 많이 달라졌다고 본다.

술 마시는 과정도 예전과는 사뭇 다르게 진행된다고 본다.

술 마신 결과 또한 젊은 날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고 본다.

젊은 날에는 내 자신을 정점으로 술 마시는 과정을 관장했다고 본다면 나이를 먹은 이 시점에는 남의 눈치를 보면서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술의 본질이 자아에서 타아로 바뀌어 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왜 내 돈으로 내가 술을 마시는데 남의 눈치를 보면서 마셔야 하는가 이 말씀인 것이다.

하지만 술 문화와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그것을 역행해 가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사회생활을 포기하라는 것 보나 더 엄한 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술자리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

그렇다고 술과 담 쌓을 수 없는 지경이 아니라면 술자리를 없앨 수 도 없는 노릇이라 본다.

오늘 모처럼 귀인들과 한 잔 걸쳤다.

많이 마시면 내일의 일과에 지장을 초래할 것 같아 제어를 하고 또 했다.

그래도 분위기에 취해서 마실 만큼 마신 것 같다.

한 잔 마신 다음에 세계는 분명히 다르게 나타난다.

어쩌면 그 세계가 환상의 상황인지도 모른다.

세상에 걱정과 근심을 털어버릴 수 있는 좋은 시간대,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절호의 기회가 술 깨기 전까지의 시간이 아닐까 싶다.

요런 경험을 느끼기 위하여 술과 조우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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