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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고무신-

조회211 2020.02.14 13:55
어단파파

6,25 사변 직후 째지게도 가난했던 어린 시절,

시골마을에 8살 동갑내기 소년 셋이서 고개 넘어

書堂(서당) 엘 다니고 있었다.

매일같이 5리(2km) 길 넘는 곳을  다니면서

소이 어우닥질도 하고 그렇게 동문수학(?) 하며

우정을 키우고 있었던 그해 초여름,

한 소년이 다른 한 소년을 길 밖으로 밀쳤는데,

그만 넘어진 소년의 낡은 검정 고무신

뒤축이 찢어지고 말았다.

홀어머니만 계신 그 소년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땅을 치며 한껏 소리내 엉엉 울면서  

"울 엄마 이 신을 아껴 아껴 신으라 했는데~~엉~엉"

大聲痛哭(대성통곡) 그대로였다.

당황한 다른 소년은 멈칫 멈 짓 하다가

자기 고무신 한쪽을 벗어 우는 소년에게 건네주면서

"내 것도 그만큼 찢어주면 되잖아 ~으 ㅇ"

"그래그래 그게 좋겠다"

또 다른 소년이 중재로 나섰다.

울던 소년이 받아든 고무신을 입으로 물어뜯어

정말로 찢어 놓았다.

이번엔 신발을 찢으라 했던 소년이 "엉 엉" 울기 시작했다.

중재했던 소년의 고무신은 진작에 엄지발가락이 삐죽이..

셋이서 "엉 엉 엉 흑 흑 흑.."

합창으로 울었다.

배고픔도 잊은 채 아까운 고무신짝 양손에 들고 뜀박질했던

그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다. -어단파파-

http://gnngja.com/bbs/board.php?bo_table=cmtalk&wr_id=6841

김남철 2020.02.14 17:20:59
어단파파님은 훌륭한 꽁트 작가이시네요.
유머, 위트가 넘칩니다.
가히 재야 고수이십니다. 감축드립니다. 
농사철이 시작되었는데 건강 조심하시고요,
유유자적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꾸벅-
어단파파 2020.02.14 19:33:25
과찬입니다, 후배님!
지난가을 여러 번 통화시도를 했던 것은
지천으로 열린 대봉감을 따다 곶감 좀 하시라 하였는데..
두루 안부 전합니다. ^*^
에이포 2020.02.15 12:30:27
어른이 쓴 동화가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니요.
코끝을 시큼해 집니다.
그랬던 시절을 보내고 이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코로나가 휙하니 지나가면 내려 쏘겠습니다.   
 
어단파파 2020.02.15 14:00:03
허락 없이 "바로가기 복사"해 옮긴 건
검정 고무신 사진을 찾다가 에이포님(2017,7/17) 포스팅이 생각났습니다.
양해해주시리라 믿고~.^*^
에이포 2020.02.15 17:53:11
당연히 저작권료 받겠습니다.
요즈음 현금이 안돌아
생감이나 홍시, 곶감으로도 받습니다.  ㅎㅎ
어단파파 2020.02.16 07:09:29
그정도라면..ㅎ
그런데 당랑권, 비풍권, 장권, 취권이라면 알겠는데
저작권은 잘 모르겠습니다.^*^
정호교 2020.02.16 20:50:38
어린시절 고무신이 발인데 그걸 해졌으니
울지안을 그 누가 있으리오
추억어린 시절을 실감나게 표현한 선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어단파파 2020.02.16 21:46:38
오셨군요.
적어도 1년 동안은 등하교같이한 인연입니다.
36기방에 자주 들립니다.
詩文 이쪽으로 좀 올려주시지요.
반갑습니다, 후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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