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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질구질 한 일

조회87 2019.11.05 08:28
조규전

                             구질구질 한 일

 

허구 많은 일들 중에서 깔끔한 것과 함께 구질구질한 일들 항상 우리 앞에 나타난다.

싫던 좋던 간에 일과 떨어져 살 수 없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 업보라 본다.

일 안하고 탱자탱자 하면서 살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 또한 행복한 삶의 방편은 아니라 말한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왠지 불만과 함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고 본다.

남들이 하는 일을 보면 그럴싸한데 정작 자신의 일을 보면 초라한 모습이 더 부각된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일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지만 이 또한 용이한 문제는 아니라 본다.

 

어쩌면 태어나는 것도 일이고 죽는 것 조차도 일이라 봤을 때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일에서 벗어날 날은 없을 것이다.

요는 같은 일이라도 언제 어떻게 하느냐가 인생을 좀 더 보람있고 가치있게 살 수 있는 길을 터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좀 거창하게 예를 들어보자.

누가 공부라는 일을 언제 하는 것이 제일 좋냐?” 라고 물었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이 남 할 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라고 말 할 것이다.

결국 남 따라 하는 방식이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인데 거기에 반기를 들고 젊은 날에는 놀고 늙은 날에 공부를 하겠다고 맘을 먹었다고 하자.

이런 판단이 과연 우리 인생을 사는데 타당하다고 생각할 것인가에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부건 사업이건 연애건 간에 그것을 원만하게 성취하기 위하여 시와 때가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거창한 일들, 예를 들면 학교에 가고, 군대에 갔다 오고, 시집 장가를 가서 자식을 낳는 과정을 살펴보자.

인생의 큰 고비라 생각되는 대목마다 시와 때를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군 미필자가 나이를 한참 먹고 군대에 가고 싶다고 병무청 문을 두드리면 그 쪽에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사에서 큰 획을 긋는 일에도 시와 때가 따르겠지만 아주 소소한 일에도 위와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 집에서 청소를 해 본 사람 있을 것이다.

거창 한 일 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일 중 하나가 이렇게 사소한 일을 할 때라 본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일을 굳이 내가 해야 하나라고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헐 수 없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돈이 넘쳐서 청소용역을 활용하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까지 하면서 집안 청소를 하는 사람들은 흔치 않을 것이다.

 

어차피 해야 할 청소라면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그래도 덜 부담이 되고 불만이 적게 나올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잘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청소를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주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그렇다 할 수 있지만 주말의 청소는 일단 별로라 생각된다.

주중에 혹사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힐링을 해야 할 주말에 청소나 한다고 생각해 보자.

얼마나 허망하고 짜증나는 일이 되겠는가?

 

다음으로 청소를 하는 타이밍도 마찬가지다.

신나는 일은 아무 때나 해도 즐겁고 재미있게 돼 있다.

하지만 맘에 별로 안 드는 일을 할 경우에는 시와 때를 잘 맞추어 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설상가상이라고 있다.

자신이 하기 싫거나 꺼려지는 일을 아무 때나 하는 것은 그 일 자체에 대하여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구질구질 하지만 안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 일을 하는데 가장 불만이 적은 날을 택하여 수행하면 상대적으로 좋으리라 본다.

기분이 꿀꿀한 날에 걸레를 들고 청소를 한다면 이 또한 처량한 인생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청소를 하던, 빨래를 하던 간에 시와 때를 가려서 하는 것도 지혜롭게 사는 한 방편이 되리라 본다.

구질구질 한 일은 가급적 자신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 하는 것이 인생을 덜 피곤하게 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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