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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조회192 2019.09.05 09:38
김윤기

 돌담

 

 

천만 년 모질게 굳은 아비 정 사이사이로

비바람 휘몰아친 푸석한 흙덩이를 끼워놓고

이승과 저승의 간극을 이었을 돌담 위로

내 어머니 젖줄 같은 호박 넝쿨은

목마른 8월의 땡볕을 끌고 올라앉았다.

날마다 새벽 잠 설쳐가며 꽃 피운 노란 전설 속에 선

먼 하늘 끝머리에 잦혀진 모정의 눈빛과 마주친 내 눈물이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산 하나 솟아 아련한 기슭을 안고

물길 연 섬석천 갈대숲에 숨은 바람도

저리 써걱써걱 울거다.



어단파파 2019.09.05 12:01:21
돌담 기슭에 매달린 호박에만 눈길 갔는데
시인의 독백 같은 읊음으로
모진 세월 살다 가신 어버이를 다시 생각나게 하여 
울컥합니다.
내 찌들고 무딘 감성을 일깨우는 소리
'써걱써걱' 들리는듯합니다. ^*^
김윤기 2019.09.09 10:23:45
내 몸에 황혼이 짙어진 만큼 깉어지는 것이 부모님 생각인 것 같습니다.
따뜻한 답글 한 마디 한 마디에 깊이 감사브립니다.
임욱빈 2019.09.05 13:57:51
돌담에 소담스럽게 매 달린 '호박' ......그 옛날 고향에서 보았던 기억을
끄집어 내 주네요. 아련하고, 그리운 추억......
매어 달린 호박과 줄기가 시인의 가슴에
'내 어머니 젖줄 같은 호박넝쿨'이라는 시어를 만들어 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김윤기 2019.09.09 10:29:15
"애호박 하나 따오거라" 하시면 담장을 뒤덮은 호박넝쿨을 뒤지던 그때 그시절이 마냥 그립기만 합니다.
따뜻한 답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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