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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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

어이하랴

마지막 情炎을 태우고 지는 잎들을

어이하랴

없었던 일인 양 뚝 뚝 떨어져

아득히 멀어진 사랑을

어이하랴

구월의 칸나처럼 그 붉던 입술도

첫 모금 커피 같은 그대 향기도

이제는 치운 가을바람에 사루어져 버리고

내게 남은 것은

있었던 듯 없었던 듯

그대와의 마지막 키쓰의 여운뿐이어라 
 
   

젖어든 눈시울로 바라보는

저문 호수는 하늘을 향해 沈潛하듯 濃익은 玉門을 열고

억새는 첫 경험의 여인처럼 숨죽여 흐느끼는데

맨발로도 아프지 않은

낮달이 뜬 가을 호반길

달빛을 밞으면 서리꽃 피고

낙엽을 밞으면 그대 그리움 피는

이 시린 시월을 배웅하는 길 
 

未踏聖池揷入하듯

자맥질로 하루를 보내던

철새들마저 날아가 버리고 없지만

서러워 말라

붉은 잎 지는 가을이 있으면

연두 잎 피는 봄도 있을지니

떠나는 가을을 향해 손 흔들어 주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보내주는 것이다.

 

 

어단파파 2018.10.25 13:39:00
캬~
섹시한 가을 남자의
만추(晩秋) 독백(獨白),
끝까지 가슴 저미는
애틋한 사랑을   
어이하랴.. ^^ㅎ
임욱빈 2018.10.25 13:59:44
문득, 특별히 바쁜 일도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박차고 훌훌 털어버리러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에 걸맞은 글이네요.
그대, 에이포 너무 멋집니다.
김윤기 2018.10.26 06:59:44
걸출한 인물의 손 끝에서 걸출한 작품이 지어지듯
걸출한 후배를 만나는 기쁨이 참으로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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