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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조회216 2018.05.23 19:31
조규전

                                       꽃길


   모 방송의 모 드라마에서 연인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지는 장면이 목격된다. 여기서 나온 멘트가 비록 나를 떠나가더라도 당신의 인생은 꽃길로만 가길 바란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우리의 일상사에서는 헤어지면서 좋은 이야기보다는 악담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면서 보내는 경우가 더 많이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면서 보낸다는 것에서 살짝 감동을 받았다.

 

   인생을 드라마처럼 엮어갈 수 있다면 늘 상 꽃길이나 레드카펫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차이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에서 자신의 인생을 엮어줄 작가는 누구인가? 당연히 우리 자신이라 본다. 내가 내 인생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기를 하면서 살아가는데 왜 꽃길을 마다하고 험악한 길을 가야하는가에 대해서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내가 써 내려가는 시나리오를 가시밭길에서 꽃길로 돌리면 간단할 것 같은데 현실은 그와 반대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의 꽃길이 무엇이냐에 대해서 궁금증이 자연이 나오게 돼 있다. 꽃길을 걷기 위해서 수목원이나 화목원, 꽃 전시장이나 박람회를 시도 때도 없이 다닐 수 도 없는 상황이고 보면 이런 이야기 자체가 엄청 허황된 상상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꽃길을 걸으라는 것은 역으로 표현하면 가시밭길을 가지 말라는 이야기로도 통하는데 이 또한 막연하기는 전자나 진배없다고 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분들은 지금까지의 인생이 꽃길이었는가 아니면 가시밭 길이였는가에 대해서 저울질을 해 보리라 생각된다. 꽃길도 아니고 가시밭길도 아닌 흙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아니 아스팔트길을 걷느냐 아니면 시멘트 길을 걷느냐에 대한 답을 기대하는 것도 그럴싸하지 않을까 싶다.

 

  젊은 날에는 누구나 자신의 앞에는 레드카펫이 깔릴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군대 생활 같은 어려운 환경도 꿋꿋하게 참고 견디는 것도 제대 후 자신을 기다리는 레드카펫을 상상하기에 가능한 일이라 본다. 물론 제대를 하고 난 이후에 자신의 앞길에 레드카펫이 깔릴 리는 만무일 것이다. 돌각사리가 아니면 다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꽃길을 가기 위해서 험악한 군대생활도 잘 견디었는데 자신의 앞날에는 왜 꽃길이 보이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젊은 날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많음으로 가시밭길을 간다 해도 언젠가는 꽃길이 자신을 기다리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오늘은 험악한 길은 내일의 꽃길로 가는 전초단계로 인식하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해서 젊어서 고생은 돈을 주고 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데 그 또한 틀린 말은 아니라 본다. 하지만 젊은 날에 고생이 과연 얼마나 미래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성찰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결국 꽃길로 가는 사람이 되리라 본다.

 

  젊은 사람이야 그렇다 손 치더라도 나이가 먹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꽃길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꽃길로 갈 수 있는 시간과 열정을 이미 다 소진한 상태라는 것이다. 개중에는 나이를 먹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여 엄청난 역작을 남기고 간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에 안주하면서 소극적인 방향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꽃길이 아니더라도 험악한 길만 안가면 된다는 식으로 자신을 합리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젊은 날이 있었을 것이다. 젊은 날에 야망이나 포부는 현재 젊은 사람들보다 크면 컸지 작지는 않았을 것이다. 젊은 날에 열정을 바탕으로 인생을 꾸려 왔는데 막상 어느 시점에 와 보니 이게 꽃길인지 가시밭길인지 판단하기 어려움을 느낄 수 도 있을 것이다. 남이 평가해 주는 것은 꽃길 같은데 자신의 잣대를 대어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은 것이 현실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꽃길인지 가시밭길인지의 척도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에 꽃길이 무엇인가를 안다면 그 길로 가면 될 것이다. 먹고 살기 바쁜데 무슨 얼어빠질 꽃길이냐고 핀잔을 줄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역정도 드라마에다 대입을 시키면 꽃길을 걷는 것 보다 더 환상적인 일도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꽃길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생각해 보지 않았을 뿐일 것이다. 소소한 일에도 자신이 걷는 길이 어떤 길인지 생각해 보면서 살아간다면 더 아기자기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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