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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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전

          촌놈, 아파트 공사장 근처에서 목 삘 뻔 했다.


   일전에 고양세계꽃박람회에 갔었다. 일산호수공원에서 펼쳐진 꽃 박람회도 장관이었지만 그 주변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 솟는 아파트인지 빌딩인지의 신축 건물들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상상이지만 옛날 바벨로니아의 바벨탑을 현생에서 그대로 보는 듯 한 느낌이 들어갈 정도이다. 버스 안에서 처다 본 건물의 높이는 아예 끝이 보이지 않았다. 머리를 창밖으로 내 밀지 않는 이상 끝을 볼 수 없을 정도인 것 같다.

 

  우스개 소리로 촌놈과 도시사람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고층 빌딩 밑으로 걸어가는 사람 중에서 하늘을 처다보고 걷는 자는 촌놈이고 땅을 보고 걷는 자는 도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차량 안에서 바라다 보이는 경관의 초점은 온통 신축건물의 끝으로 쏠려있다. 나의 행동을 보면서 촌놈이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내 스스로가 자임하고 있었다. 촌놈이 되고 싶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촌놈의 행동을 하고 있더란 이야기다. 그러던 말던 간에 꼭대기 층가지 보려고 자라목을 하여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니 얼마 정도의 높이인지 가늠이 가리라 본다.

 

   과학과 건축기술이 아무리 발달하였다하여도 건축물의 높이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땅값이 아무리 비싸다 하여도 백층 이상을 올려야할 이유가 크게 없을 것 같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은 누가 더 높이 쌓을 것인가에 대해서 경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초창기에는 미국에서 높은 빌딩이 올라가더니 이제는 동남아로 그리고 오일머니가 넘쳐나는 중동으로 옮가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도 얼마전까지 높은 빌딩의 대명사로 63빌딩이 그 자리를 차지했었다. 그러던 것이 잠실에 제2롯데월드가 세워지면서 제일 높은 빌딩 자리를 내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축물 높은 것을 가지고 부의 척도라던가 그 나라의 국격을 나타낸다면 모르겠으나 요즘처럼 자연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도 생각해 봐야하리라 본다. 아니 화재라던가 정전, 기계장치의 고장 등 인공재해로 인하여 피해를 받는 것 까지 친다면 높이만 올라가는 빌딩을 좋게만 바라볼 수 도 없는 처지 같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지라 그것을 막을 도리는 없을 것 같다. 높은 건물이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곳이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다는 것이다.

 

  좁은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쌓기식의 건축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산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인구가 많은 곳에서 빌딩의 선호도는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에다 빌딩 자체가 선호되는 재산으로 자리매김되면서 빌딩건축은 더더욱 활기를 띠게 된다. 집이던 사무실이던 높고 크게 건축되어야 제 맛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라 보면 될 것이다.

 

  높이의 끝을 알 수 없는 빌딩이 곧 그 나라의 자존심을 나타낸다면 모르겠으나 굳이 그렇게 쌓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건축물이란 인간이 이용하기 편리할 정도로 지어지면 될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국력을 빌딩의 높이로 가늠한다는 것도 이제는 지양할 때도 된 것 같다. 높은 빌딩은 자연재해나 인위적인 재난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것도 경험을 많이 했다고 본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정도의 높이가 적절한 규모라 생각된다. 너무 높은 빌딩 처다 보다가 촌놈들 목삐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 정도가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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