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지구별 동문게시판

경인 10 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양54 작성일 2010-10-09 01:28 댓글 0건 조회 2,186회

본문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 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 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
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갑자기 거칠어진다

내 뒤에 있는
칼칼하고 필연적인 힘들에 쫓기어
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 / 기 형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