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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우리의 친구 詩人 이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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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단파파 작성일 2019-01-20 18:49 댓글 0건 조회 3,2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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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친구 詩人 이상범,

늦깎이로 등단해 의욕적인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향토문학 "양양 문학"지에 詩作 4편을 올렸다.

그중 먼저 2편을 소개한다.


L에게 보낸 택배   

                          이상볌


어두운 밤

침상에 가만히 눕자, 문득

그녀가 걸어온 길이 필름처럼 펼쳐진다


봄 가뭄이 그의 목을 조를 때

시간의 흰 등뼈를 깎으며 비를 기다렸다

장마가 혼돈의 정신을 두드릴 때

홀로 달빛 아래에서 박꽃으로 살았다


푸른 달이 뜨지 않는 밤에도 슬퍼하지 않던

그녀가 지난날을 반추하며

잿빛 얼굴을 드러내 보이는 저녁이다

궁핍으로 낡아진 몸


인적을 지우는 폭우가 내린다 해도

용광로에도 녹지 않을

핑크빛 하트 한 트럭을 보내야겠다



가슴의 둥근 훈장

                            이상범


어린 시절 할머니의 가슴을 훔치다가 엉덩이짝도 맞고, 그녀와

둘이 있을 때면 오그라든 젖무덤을 조무락거렸다.

빈 젖을 빨기도 하였다.

"아이고 내 새끼, 할미 젖이 그렇게 좋으냐, 삭뚝 잘라 줄까" 하면

고개를 저었다. 왼쪽 젖이 더 컸다.

아버지가 그쪽을 더 많이 빨아서 그렇다고 했다.

어머니를 야단친 날은 벽을 보고 누우셨고 나는 그 등만 만졌다.

학교 가는 날 아침에 치마폭을 파고들면 몰래 보물을 내주었고

나는 까치발로 받아 마셨다.

어깨를 다둑거리며 "이젠됐다" 누가 본다면서 나를 돌려세웠다.

한 번만 더 하면 "어허" 하고 웃으셨다.

연민이 되살아나는 그녀의 모습, 늘 가슴에 달고 있던 보물,

아버지 보다 내가 더 오래도록  먹고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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