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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우리의 친구 詩人 이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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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친구 詩人 이상범,
늦깎이로 등단해 의욕적인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향토문학 "양양 문학"지에 詩作 4편을 올렸다.
그중 먼저 2편을 소개한다.
L에게 보낸 택배
이상볌
어두운 밤
침상에 가만히 눕자, 문득
그녀가 걸어온 길이 필름처럼 펼쳐진다
봄 가뭄이 그의 목을 조를 때
시간의 흰 등뼈를 깎으며 비를 기다렸다
장마가 혼돈의 정신을 두드릴 때
홀로 달빛 아래에서 박꽃으로 살았다
푸른 달이 뜨지 않는 밤에도 슬퍼하지 않던
그녀가 지난날을 반추하며
잿빛 얼굴을 드러내 보이는 저녁이다
궁핍으로 낡아진 몸
인적을 지우는 폭우가 내린다 해도
용광로에도 녹지 않을
핑크빛 하트 한 트럭을 보내야겠다
가슴의 둥근 훈장
이상범
어린 시절 할머니의 가슴을 훔치다가 엉덩이짝도 맞고, 그녀와
둘이 있을 때면 오그라든 젖무덤을 조무락거렸다.
빈 젖을 빨기도 하였다.
"아이고 내 새끼, 할미 젖이 그렇게 좋으냐, 삭뚝 잘라 줄까" 하면
고개를 저었다. 왼쪽 젖이 더 컸다.
아버지가 그쪽을 더 많이 빨아서 그렇다고 했다.
어머니를 야단친 날은 벽을 보고 누우셨고 나는 그 등만 만졌다.
학교 가는 날 아침에 치마폭을 파고들면 몰래 보물을 내주었고
나는 까치발로 받아 마셨다.
어깨를 다둑거리며 "이젠됐다" 누가 본다면서 나를 돌려세웠다.
한 번만 더 하면 "어허" 하고 웃으셨다.
연민이 되살아나는 그녀의 모습, 늘 가슴에 달고 있던 보물,
아버지 보다 내가 더 오래도록 먹고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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