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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해병대 각 1개 사단 및 여단이 서부전선의 북한군 3개 군단을 묶어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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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양54
작성일 2010-04-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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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칼럼
[이준희 칼럼/4월 8일]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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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칼럼/4월 8일]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려면
가닥이 잡혀간다.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와 생존 승조원들의 기자회견으로 천안함의 사고시각, 함정 내부상황, 침몰 및 구조 등 일련의 과정이 웬만큼 정리됐다. 턱도 없는 억측과 쓰레기 같은 요설을 쏟아냈던 자들은 제발 반성하기 바란다. 하기야 비통한 국가적 재앙까지도 놀이터 삼거나 특정계기로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반성 요구조차 부질없을 터이다. 냉정하게 중심을 잡기보다 함께 깨춤을 추어댄 질 낮은 언론과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남은 건 폭발원인이 정확히 뭔지, 누구 책임인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함체 인양과 해저 수색으로 명쾌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이 또한 열린 사회구조에선 은폐나 왜곡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리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완벽한 은폐ㆍ왜곡에는 거대하고도 전능한 주재자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조건이다.
불안한 군의 위기대응 시스템
이제 중요한 일은 천안함이 던진 문제와 의미들을 정확히 분석하고 제대로 보완하는 것이다. 조사단의 설명은 군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초기의 혼선, 미흡한 대응 등은 분명히 비판 받을 사안들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가 이렇다면 마땅히 할 일은 그 조건을 바꾸고 개선하는 일이다.
이 점에서 먼저 부실한 지휘통신체계를 들지 않을 수 없다. 군 작전의 수장인 합참의장이 이동 중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점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상황발생 반시간 가까이 돼서야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인지한 것도 마찬가지다. 군사적 긴장이 엄연한 국가에서 이런 엉성한 위기대응 시스템은 차마 믿기지 않는 일이다.
해군이 교전상황으로 인식함과 동시에 인근 해병대 병력의 전투태세 돌입과 공군 전투기 긴급발진이 최단시간에 유기적으로 이뤄졌는지도 분명치 않다. 정밀하게 조사해 합동작전체계 가동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면 역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재구축해야 할 대목이다. 현대적 군 운용의 핵심은 시스템이다.
천안함 사건은 나아가 육군 보병 위주인 후진적 군 체제를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문제도 다시 다룰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서해 교전을 포함해 휴전 이후 발생한 거의 모든 주요 안보관련 사건은 해ㆍ공군 대응전력과 직결된 것들이었다. 심지어 육상에서 벌어진 1970년대 북한군의 대량 침투사건 때도 작전의 주역은 특수전 병력이었다. 앞으로도 전면전보다는 동ㆍ서해의 국지 교전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 더욱이 일본과의 영해 분쟁이나 소말리아 등지에서의 국제적 기여 활동까지 감안한다면 어떤 전력 배분이 유효한지는 자명하다.
육ㆍ해ㆍ공군 8:1:1인 현 구성비는 한국전 당시의 참호전, 고지 쟁탈전에서나 힘을 쓸만한 형태다. 전투형보다 의전(儀典)형 군대로 흐르기 십상인 이런 비효율적 군 편성이야말로 국가안보의 저해요인이다. 이번 천안함 침몰에서도 많은 이들이 필요 장비의 늦은 현장도착을 질타했지만 평소 해군에 자원이 충분히 배분됐더라면 이들 장비가 진해에 머무르지 않고 동ㆍ서해 함대사령부마다 배치돼 훨씬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됐을 것이다.
보병위주 군 편제 다시 짜야
2005년 마련된 <국방개혁2020>에서도 이 비율의 획기적 개선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육군 병력을 줄인다고 같은 비율로 전략기동부대인 해병대 병력까지 줄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해병대 각 1개 사단 및 여단이 서부전선의 북한군 3개 군단을 묶어둘 수 있는 것도 대규모로 기동할 수 있는 신속대응능력 때문이다. 해ㆍ공군과 해병대의 비중과 작전능력을 크게 높이고 육군은 병력을 줄여 기동전, 특수전 능력 위주로 정예화하는 것이 현대적 군 개편의 세계적 흐름이다.
천안함의 비극을 통해 우리가 정작 주목하고 논의할 사안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그것이 젊은 병사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해군이 교전상황으로 인식함과 동시에 인근 해병대 병력의 전투태세 돌입과 공군 전투기 긴급발진이 최단시간에 유기적으로 이뤄졌는지도 분명치 않다. 정밀하게 조사해 합동작전체계 가동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면 역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재구축해야 할 대목이다. 현대적 군 운용의 핵심은 시스템이다.
천안함 사건은 나아가 육군 보병 위주인 후진적 군 체제를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문제도 다시 다룰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서해 교전을 포함해 휴전 이후 발생한 거의 모든 주요 안보관련 사건은 해ㆍ공군 대응전력과 직결된 것들이었다. 심지어 육상에서 벌어진 1970년대 북한군의 대량 침투사건 때도 작전의 주역은 특수전 병력이었다. 앞으로도 전면전보다는 동ㆍ서해의 국지 교전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 더욱이 일본과의 영해 분쟁이나 소말리아 등지에서의 국제적 기여 활동까지 감안한다면 어떤 전력 배분이 유효한지는 자명하다.
육ㆍ해ㆍ공군 8:1:1인 현 구성비는 한국전 당시의 참호전, 고지 쟁탈전에서나 힘을 쓸만한 형태다. 전투형보다 의전(儀典)형 군대로 흐르기 십상인 이런 비효율적 군 편성이야말로 국가안보의 저해요인이다. 이번 천안함 침몰에서도 많은 이들이 필요 장비의 늦은 현장도착을 질타했지만 평소 해군에 자원이 충분히 배분됐더라면 이들 장비가 진해에 머무르지 않고 동ㆍ서해 함대사령부마다 배치돼 훨씬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됐을 것이다.
보병위주 군 편제 다시 짜야
2005년 마련된 <국방개혁2020>에서도 이 비율의 획기적 개선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육군 병력을 줄인다고 같은 비율로 전략기동부대인 해병대 병력까지 줄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해병대 각 1개 사단 및 여단이 서부전선의 북한군 3개 군단을 묶어둘 수 있는 것도 대규모로 기동할 수 있는 신속대응능력 때문이다. 해ㆍ공군과 해병대의 비중과 작전능력을 크게 높이고 육군은 병력을 줄여 기동전, 특수전 능력 위주로 정예화하는 것이 현대적 군 개편의 세계적 흐름이다.
천안함의 비극을 통해 우리가 정작 주목하고 논의할 사안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그것이 젊은 병사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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