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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Baza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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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Bazaar
그랜드바자르가 없는 이스탄불을 상상해보면 속없는 만두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란
상상도 가능하다.
세계 최대의 전통시장으로 예부터 명성을 날리고 있는 그랜드바자르는 이스탄불의
랜드마크자 시장의 표상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랜드바자르는 역사적으로나 규모면에서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영역임에
이론에 여지가 없다고 본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이 시장 또한 어느 날 갑자기 완성이 된 것이
아니라 수 세기 동안을 이어 오면서 점진적으로 커졌다고 본다.
그랜드바자르라는 이름의 의미부터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스토리가 나오게 된다.
이 이름의 의미는 “지붕이 있는 장터”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 지붕 없는 시장이 어디 있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나 시장이 서는
곳에 지붕이 생긴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니다.
멀리서 볼 필요 없이 이효석이 쓴 메밀꽃필무렵을 보면 그 당시에 봉평이니 장평, 충주, 평창,
진부 장터에 지붕이 씌여졌다는 기록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냥 강변에서 장이 섰던 것이다.
요즘에도 장이 잘 선다는 동해시 북평 장날에 가보면 난장은 여전히 지붕이 없는 길바닥이나
공터에서 상행위가 일어남을 볼 수 있다.
이 이스탄불의 그랜드바자르는 1461년 슐탄 아흐메트 2세 때부터 지붕이 씌워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붕이 없을 때엔 날씨가 궂으면 상행위를 할 수 없기에 전천후로 장을 열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보다 더 현실적인 목적은 이 시장이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시장으로 발달하면서 막대한
자릿세가 나오게 된다.
지붕을 씌우고 계획적으로 상가를 만들어 놓으면 정부에서 가게 임대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음으로 초기 비용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결국 이익일 것이라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랜드바자르는 그 유명한 실크로드의 종착점이며 중국 서안에서 출발되어 장장 6,400km를
지나서 만나게 되는 종착점이다.
물론 유럽에서도 동양의 물건과 거래를 하기 위하여 이스탄불을 찾았다고 하니까 결국은
동서양의 상인들이 만나서 상행위를 하는 교차점이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그랜드바자르는 동서양의 물건 거래 뿐만 아니라 문화의 교류에 장으로도
발전하게 되면서 이스탄불이 새로운 문화와 문명의 발원지로 발달하게 된 것이다.
이 시장은 현대판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옛 전통의 방식으로 지어져 있음으로 시장 자체가
유적지와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시장의 지붕은 죄다 아치형으로 만들어 놓았으며 천장을 쳐다보면 그 자체로만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옛 건축물로 보이다.
걸어 다니는 바닥을 미쳐 볼 사이도 없다.
천장은 천장대로 가게는 가게대로 휘황찬란하게 만들어진 이곳은 처음 오는 사람들이 길
잃어버리기에 딱 맞는 곳이라 보면 될 것이다.
이스탄불대학에서 그랜드바자르로 가다보면 가장 가까운 7번 입구의 문이 나온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곳인데 이렇게 중심통로가 되는 곳에 문이 있고 그
안으로 미로처럼 서로 연결되도록 만들어져있다.
관광에서 일정의 자유 시간을 주고 관람하라고 했는데 어리어리 다니다보면 만나는
출입구를 못 찾아 애를 먹을 수 있는 곳이라 보면 틀림없다.
그랜드바자르에서 거래되는 물건들은 시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즘은 전 세계 관광객과
함께 자국민들이 이용하는 전통시장으로 진화를 해 가고 있단다.
튀르키예 전통의 물건인 골동품, 공예품, 옷, 로쿰, 가죽, 수제직물, 보석, 조명도구, 향신료,
도자기, 기념품 같은 물건들이 차고 넘치는 곳이다.
이곳에서 쇼핑을 한다기보다는 둘러보면서 세상에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답고 특이하면서
희한한 상품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 만 해도 만족할 곳이다.
이곳의 상행위는 예전의 전통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현대판으로 정찰가를 붙여 놓고 파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거의다가 흥정으로 가격
협상을 하여 거래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한다.
관광 가는 사람들이야 언어도 잘 통하지 않고 거래 방식도 어눌하다보니 잘 못 접근하다보면
영락없이 바가지를 쓰지 않을 수 없다.
관광이란 그 자체는 바가지를 쓰러가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음으로 그걸 감수한다면 구입을
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일행이 같이 가서 쇼핑을 했다고 하면 사고 난 다음 서로 그 가격을 물어보는 것은 큰 실례라
할 정도로 값을 특정하기 어려운 곳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랜드바자르에 또 다른 특징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죄다 남성이라는 것이다.
튀르키예 전통으로 여자는 집안일에 주력하고 돈 벌면서 바깥일은 남자가 하는 것으로 박혀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시대를 연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잘 가는 동네라 보면 될 것이다.
이슬람을 믿지만 이란이나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여자들에게 의무적으로 히잡이나
부르카, 니캅, 차도르 같은 것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 시장에서 개설된 점포수가 4천여 개 정도 된다고 하는데 점원이나 사장이나 죄다 남자로만
이루어진 아주 독특한 문화를 가진 시장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랜드바자르를 제대로 보자면 발품도 많이 팔고 시간도 많이 가져야 할 것이다.
한 두 시간의 자유 시간을 가지고 이 시장을 다 훑어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천장만 보고 가도 한 시간은 금세 가고 통로 2개만 왔다 갔다 해도 한 시간 정도가 부족하다
고 본다.
단시간 둘러보는 관광에서는 장님 코끼리 더듬는 식으로 볼 수 밖에 없는 한계에 봉착되는
것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진다.
다른 것은 모르지만 튀르키예의 문양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전통의 접시나 주방용품은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명품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걸 사다가 우리나라에서 박물관처럼 전시를 해 놓아도 찾아 올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장면을 엿볼 수 있었다.
돈을 벌자면 장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그랜드바자르에서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몇 세기를 걸쳐서 동 서양을 넘나들면서 장사를 해 온 이스탄불에 이곳은 상업의 메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그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관광이란 새로운 아이콘까지 섞이면서 그야말로 관광지인지
상업지역인지 분간을 하기 어려운 특별한 장면이 연출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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