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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아흐멧 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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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아흐멧 자미
한 번 가 보고 장문의 글을 쓸려고 하니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
그래도 한 줄기 빛이라면 그걸 설계하고 만든 자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글 몇 줄 만드는 게
무슨 대수겠냐는 생각으로 접근한다.
그렇다.
설계하고 만드는 게 쉬운가, 아니면 만들어진 공간에서 두 눈으로 보는 게 쉬운 일인가.
그렇게 장엄한 종교 시설물을 보고 난 다음에 “그저 잘 만들어 졌군. 누가 만들었는지 고생 좀
했겠네.”정도로 인식했다면 너무 허접한 관전평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스탄불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가던 간에 술탄 아흐멧 자미를 보지 않고 온다는 것은 그 곳을
헛 갔다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 보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슬람을 믿던 안 믿던 간에 그건 큰 문제가 안 될 것 같다.
그런 걸출한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살아 있는 동안에 큰 축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처럼 발달한 건축술로도 그렇게 장엄하고 예술적이고 웅장하게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와 유사한 건축물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가 좀 빗나갔는지 모르지만 인도의 타지마할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이 그 건축물을 짓고
이내 죽었다고 한다.
다시는 그보다 더 훌륭한 건축물을 짓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싹을 아예 잘라 버렸다는 일화가
떠오른다.
술탄 아흐멧 자미는 튀르키예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 소피아 성당과 바로 이웃하여
건설되었다.
걸어서 10여분도 안 걸리고 큰 광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다.
이 종교 시설물이 건립되게 된 동인도 성 소피아 성당에 기인하였다고 한다.
1453년 비잔틴 제국이 오스만투루크에게 몰락하면서 이스탄불은 기독교에서 이슬람 세계로
들어오게 된다.
1616년에 완공된 술탄 아흐멧 자미는 당시에 술탄이던 사람이 이슬람의 자존감을 세우기
위하여 성 소피아 성당보다 더 멋있고 크고 우아하게 지으라고 명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에 건축 기술의 한계가 있던 터이라 용을 쓰고 머리를 굴려도 성 소피아 성당보다
더 큰 위용을 자랑할 만한 건축물을 만들 수 없었다고 한다.
성 소피아 성당은 그렇게 큰 돔 형식의 건축물이지만 그 안에 기둥이 없어서 엄청 크고 장엄하게
보이고 느껴진다.
360년에 시작하여 지어진 성 소피아 성당의 기술을 복원시킬 능력이 안되었기에 할 수 없이
큰 기둥 4개를 만들고 거기에 대형 돔을 올려놓았다고 한다.
자존심은 좀 구겨질지 모르지만 중간에 기본 기둥 없이 소피아 성당처럼 지을 수 없다는 것을
자인하면서 지어졌다고 한다.
술탄 아흐멧 자미에는 미나렛이 6개나 있다고 한다.
먼저 미나렛이라는 것은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면서 그 쓰임새는 하루에 5번씩 메카를 향해서
기도를 하라는 메시지(아잔)를 전달하는 곳이라 한다.
축제 때에는 불을 밝히기도 하는 이 미나렛은 마치 미사일 모양으로 생겼으며 통상적으로
첨탑(뾰족한 탑)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미나렛은 작은 사원에는 1개를 세우는데 규모가 크거나 슐탄과 같이 권력의 서열이 센
사람이 세운 것은 그 숫자가 늘어난다고 한다.
이슬람의 율법 상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만 6개를 만들 수 있는데 여기에서 6개가 만들어진
것은 이것을 만들라고 명한 슐탄이 건축가에게 금(알튼)으로 입히라고 했는데 잘 못 들어서
6(알트)개로 인식하고 그렇게 세웠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는 9개의 미나렛이 솟아 있다고 한다.
이 사원의 내부는 서양 고대 성당의 건축물에 대한 식견이 부족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성당과
유사한 것 같이 보여진다.
굳이 다른 것을 찾는다면 모스크 옆에 십자가 대신에 미나렛이 세워져 있다는 것이다.
내부는 돔형으로 이루어졌으며 성당과 달리 사람의 인물화가 하나도 안 보인다.
단 이슬람의 문양으로 내부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스테인그라스를 통하여 다양한 빛을
발하게 만들어져있다.
엄청나게 큰 돔을 떠받치기 위하여 4개의 거대한 대리석 기둥이 솟아 있고 그 위에 아치형 틀
중심부에 원형 모양의 돔이 웅장하게 만들어져있다.
슐탄 아흐멧 자미가 블루모스크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내부에 푸른색 타일에 기인
한다고 한다.
이 타일은 이즈미르라는 옛날부터 유명했던 타일의 고장에서 공수해 온 것으로 주로 푸른색이
주종을 이루기에 ‘블루’라는 명칭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한다.
여기에는 성 소피아 성당과 달리 입장료가 없다.
대신 들어갈 때에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만 수용한다면 비 이슬람 관광객도 마음대로
입장할 수 있다.
민소매의 옷이나 짧은 바지는 허용이 안 되며 여자들의 경우 베일이나 스카프 같은 것을
쓰고 들어가야 한다.
안에 들어가서야 벗던 말든 간에 입장에 시에는 이런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아예 허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슐탄 아흐멧 자미 안에 들어가기 전에 손과 발을 씻고 들어가야 하는데 관광객들
에게는 그 정도까지는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에 들어가자마자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 옆에 무수히 많이 만들어 놓은 신발장에 놓고
들어가거나 귀한 신발이면 아예 들고 다니면서 관람을 해야 한다.
신발을 벗고 관람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로 그 안에 아주 귀한 페르시아 카펫이 전체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맨발로 들어가서 그렇게 귀한 페르시아 양탄자를 마음껏 밟아 보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트루키예에 있는 이스탄불은 실크로드의 종점이자 동서양이 만나는 교차점이다.
비행기로 10시간 이상을 가야할 정도로 먼 나라로서 예서 저까지 거리만 해도
8,100km가 넘는다.
이렇게 먼 길을 와서 그냥 휙 둘러보고만 간다는 것은 너무나 비효율적인 여행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이런 장면을 볼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 보고 또 보고 느끼고 또 느끼면서 머리와
가슴속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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