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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바람, 여자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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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바람, 여자의 제주
옛부터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대상이 있었으니 그건 돌, 바람, 여자였다.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제주의 상징적인 기상 현상인지도 모른다.
여자가 많다는 것은 이제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은 옛날 유물로 흘러가 버린 것 같다.
돌은 여전히 살아 있는 제주의 명산물 중에 으뜸이라 보여진다.
제주도 자체가 돌산이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180만 년 전에 제주가 바다 속에서 융기되어 한라산이 형성되면서 돌과 화산재가 지금의
제주의 뼈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내륙 같은 경우에 몇 억년, 몇 십억 년 동안 돌이 풍화되어 흙과 자갈이 되었지만 제주 같은
경우엔 화산 폭발물이 그대로 쌓여서 이루어진 신생 토양대라 보면 될 것이다.
돌도 내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강암이 아니라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명칭이 붙여진 것은 검은색의 돌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제주의 바탕색은 검은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식생대를 걷어내면 바다가이건 한라산이건 어디건 간에 검은 돌로 이루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식생대가 없는 바닷가에 가 보면 온통 검은 색의 돌로 이루어져있음을 볼 수 있다.
내륙에 백사장이나 뻘을 보다가 제주도 해안을 보면 그야말로 특이한 색상을 고스란히 접할 수 있다.
다양한 색은 뒤로하고 순수한 검은 색깔로 온 천지를 뒤덮은 모양새가 내륙과의 차별화를 시키는
원동력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검은 바다 해변과 푸르른 바닷물의 절묘한 조화를 보노라면 이게 바로 제주의 참 맛 중에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간다.
제주에 가야만이 맛 볼 수 있는 바다의 풍경 또한 제주만이 가지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 검은 현무암의 상징은 역시 제주 공항에서 해변따라 제주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존재하는
용두암일 것이다.
예전에는 용두암 근처에 공터에서 제주 해녀들이 잡아 온 싱싱한 회를 떠서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하였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냥 횟집들만 해안 따라 즐비하게 늘어져 있으면서 손님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시대가 변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 제주 현무암의 결정체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곳이 바로 제주의 돌담이다.
밭에 워낙 돌들이 많이 있었음으로 그걸 치울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던 차에 쌓아 두는 것
보다 경계선을 이 돌담을 통하여 만든 것이다.
예전 제주도의 가옥에서도 이런 장면이 펼쳐진다.
집의 담장은 죄다 돌담을 쌓아서 경계를 만들고 대문은 막대기 3개를 가지고 걸쳐 놓은 모습이
주종을 이루었다.
제주 현무암은 생성된지 오래 되지 않아 각이 잘 서 있다.
많은 풍화가 이루어져 동글동글한 현무암으로 되어 있었다면 담장도 쌓기 힘들었을 터인데
그렇지 않고 결각이 잘 보존되어 있는 돌이라 담장을 올려도 서로 엇물려 무너지지 않는
구조로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제주에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어오는 터에 그 바람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돌담을 쌓는 일이라 보여졌다.
담장을 통하여 방풍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돌담이 제주를 상징하는 하나의 아름다운 설치 미술 정도의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덧붙여 제주인의 무덤도 이 현무암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제주의 무덤 경계는 현무암을 가지고 4각으로 얕은 담장 형식으로 둘러놓았다.
이 또한 무덤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수히 나오는 현무암 덩어리를 처리하기 어려운 터에 그걸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현상이 아닐까 싶다.
특히 오름에 만들어진 제주지방의 묘지는 먼발치에서 보아도 금세 알아볼 정도로 특이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제주의 돌은 제주 자체가 만들어질 때 순수한 마그마와 화산회토로 이루어졌기에 육지처럼
다양한 돌을 볼 수 없는 것에 남다른 매력이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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