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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길길묻 2 – 『유유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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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여 자에 이르는 ‘장자’는 대부분 우화(寓話)라는 형식을 빌려 세상의 일을 비유하거나 비판하고 있다.
인간사회에서 일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마침내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된 경지가 ‘장자사상’이요 ‘장자의 우주관’이라 할 수 있다.
장자의 ‘소요유(逍遙遊)’는 그저 자유롭게 유유자적하는 모습인 ‘소요(逍遙)’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노닐다는 뜻을 지닌‘유(遊)’를 합성한 글이다. 제목이 말해주듯 조급하거나 바쁜 흔적을 볼 수 없다.
장자에게는 한곳에 머물거나 목적지가 있거나 다시 돌아가야 할 고향집 보다는 그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길만 존재한다. “길을 가다가 또는 방황하다가 죽으면 말고(?)” 식이다.
소요유(逍遙遊)에서 그 유명한 한번 펼치면 3천 리나 되는 날개를 단 대붕의 비상은 황당하다 못해 허풍기가 잔뜩 묻어나 있다. 인간이 탐욕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대붕처럼 구만리 하늘길을 훨훨 높이 날 수가 있다고 주장하는 듯 하다.
그의 꿈에 대붕과는 대척점에 있는 나비를 등장시킨 것 역시 인간이 탐욕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바람과 같이 가볍게 날 수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을 것이다. 자연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그의 철학은 우주에서 일어나고 있고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소재로 상상과 허구로 꾸며져 있다.
그러나 늘 시간에 쫒기고, 온갖 불합리와 불공정 부조리가 횡행하는 인간들이 동식물과 어울려 문명을 일구고 살아가는 지구라는 별의 공간, 탐욕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잊은 현대인들에게 삶을 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래서일까? 그가 설파한 장자철학은 2천3백여 년이 지난 지금도 베스트세일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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