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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업 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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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03-13 07:52 댓글 0건 조회 1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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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수업 일기 1

 

 

나는 3월을 당해 연도 출발의 상징점으로 잡고 지금까지 밥 벌어 먹고 살아왔다.

보통 사람들은 1월을 기점으로 1년을 꾸려 가는데 교직에 있다 보니 그보다 2달 늦은 3월 달부터 

그 해가 출발되는 현상이 발생된 것이다.

그게 1, 2년에 국한 된 것이 아닌 주구장창 몇 십 년 그렇게 박혀 오다보니 자연스럽게 3월이 마치 

그해의 시작점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 제도권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여전히 3월이 그해의 시작이라는 것이 각인 되어 있는 것 같다.

11일보다 31일이 훨씬 더 강렬하게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3월이 되자마자 내 인생에 생기와 활력이 더 돋는 것 같다.

살맛이 좀 더 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별난 수가 솟아나는 것도 아닌데 마음속엔 아직까지 과거에 행적이 지워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알량한 지식과 식견을 가지고 지금까지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돌이켜보니 제대로 된 가르침이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완벽한 교사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고 보지만 그래도 열과 성을 가지고 가르쳤지만 배웠던

 아이들은 어떻게 평가할는지 늘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흘러간 물인 것을 어찌하겠는가.

 

인생도 역전과 반전이 늘 따르게 돼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죽으면 현고학생부군(顯考學生府君) 으로 가 버린다.

생전엔 선생(先生)이었는데 죽어서 다시 학생(學生)을 가버리는 이상한 일이 발생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누구하나 항의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면 그건 당연한

 일로 자리매김 된 것 같다.

살아서 잘난 놈이나 못난 놈이나 죽으면 하나같이 학생의 패찰을 달고 저승길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배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뭉친 것이 바로 유교적 관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도 3월이 되면서 인생의 활력을 조금이나마 찾기 위하여 뭔가 배우러 가게 되었다.

뭔 대단 한 것은 아니고 그냥 일상사에서 마르고 닳도록 접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를 선택했다.

커피를 만드는 교육이다.

좀 유식하고 거창하게 표현한다면 커피 바리스타교육이다.

배워야 하는 뚜렷한 목표점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교양으로 배워 보는 것이다.

 

저는 커피를 거의 안 마신다.

커피숍에 가도 대추차나 생강차를 마시지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식당에서 외식을 하고 나오는 입구에 비치된 기계 커피는 반드시 뽑아서 먹는 스타일이다.

외식 후 기계에서 나오는 커피의 맛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행여나 그런 커피 기계가 없거나 내린 커피가 나오면 엄청 실망을 하게 된다.

 

그런 처지에 있는 제가 커피 교육을 받게 된 동기는 음료계에서 독보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그

 세계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에서 발로가 되었다.

나는 내린 커피를 먹지 않지만 왜 수많은 사람들이 커피에 열광을 하는가에 대해서 내 스스로가 

그 이유를 좀 알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중순인가 농고로 내려가는 남천다리 입구에 걸린 프랭카드에 강릉평생교육원에서 

각종 교육이 3월초부터 계획되었다고 홍보된 것을 보았다.

인터넷으로 신청하였는데 신청자가 밀리지 않아서 그냥 당첨이 되었다.

수강료는 3개월에 9만원에다 각자가 실습하는 재료비도 일정액이 들어간다고 한다.

커피 교육인만큼 커피콩을 구입하여 볶고 짜고 내림은 물론 라떼를 만들기 위하여 우유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312일이 개강식이었다.

강릉평생교육관 주차장에 주차할 공간이 없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 주차엔 큰 무리가 없었다.

930분부터 시작되는데 늦지 않게 가기 위하여 좀 일찍 출발하였다.

요는 그 시간대가 일반 직장인이 출근을 다 한 다음이라 도로상에 차가 그리 밀리지 않아서 계획한

 시간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평생학습관엔 예전에 딱 한 번 가 본 적 있었는데 다시 와 보니 어디가 어딘지 구역을 잘 알 수 

없어서 안내하시는 분에게 물어서 들어갔다.

 

커피 교육은 일반 인문강좌처럼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르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책상과 의자, 칠판과 백묵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기계를 통하여 실험실습 위주로 교육을 

해야 하기에 거의 맨투맨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일찍 간 것도 아닌데 맨 먼저 강의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가기 전에 강의장 분위기를 살짝 들여다보니 아무도 오지 않았고 내가 맨 먼저 들어가게

 된 것 같다.

먼저 강사분과 통성명을 해야 하는데 명함이 없어서 그냥 대충 얼버무리고 말았다.

 

조금 있다가 수강생이 어느 정도 차면서 시간이 되어서 첫 강의가 시작되었다.

인문학에 소양이 높은데다가 커피 교육에 전문가이신 멋진 강사 선생님의 자기소개가 있었다.

이어 커피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가지고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사 분은 커피에 관한 한 모든 것을 수강생보다 도사급으로 잘 아시는 분이라 일사천리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물론 첫날이라 커피에 관한 철학내지 인문학, 그리고 커피 산업의 특징, 전망까지 다양한 

영역에 대하여 말씀을 해 주신다.

 

배운 내용을 정리를 해 보면 얼추 다음과 같다.

커피 자격증은 한국커피협회와 OCEI에서 발급하는 것이 주종을 이루는데 이는 사설기관이라 

국가공인자격증은 아니라고 한다.

처음에 강릉에 커피산업이 중흥을 할 때엔 수강생들이 넘쳐났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포화상태가

 되어서 커피 교육도 사양산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커피 자격시험에 나오는 실습 문항은 에스프레소와 카프치노, 라떼를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커피콩은 어느 나라산인가가 품질을 좌우한다고 한다.

요즘은 커피를 생산하는 특정 나라 중에서도 지역적으로 그보다 어떤 농장에서 재배한 것이 더

 가치가 있는가를 가름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강사님의 말씀으로 요즘 나오는 커피 중에서 가장 값비싼 커피는 파나마의 게이샤 지방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는데 1kg에 몇 백만 원씩 거래가 될 정도라고 한다.

 

커피의 종류도 엄청나게 많이 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기본이 되는 것에서 특정 재료를 첨가하여 새로운 커피의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커피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에스프레소라는 것이다.

이는 이태리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이것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커피의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아메리카노는 미국사람들이 만들어 먹었다고 해서 명명해 놓은 것으로 이것이 나오게 된 동기가 커피

 값이 너무 비싸서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것을 마시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메리카노와 유사한 것으로 롱블랙이라고 있는데 이는 물에다 에스프레소를 탄 것인데 맛의 차이는

 크게 없다고 한다.

카페라떼는 커피에 우유를 탄 것으로 0.5cm이하의 거품이 나게 만든 것으로 카페오레와 유사한 

이름이라고 한다.

카페라떼와 비슷한 유형의 커피로 카푸치노가 있는데 이는 1cm이상의 거품이 나게 만든 것으로 

서양에 카푸진 수도승의 모자처럼 생겼다고 해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마키아토가가 있는데 이는 한 잔의 커피에 커피, 우유층, 거품층의 경계가 

나도록 만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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