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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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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02-18 20:08 댓글 0건 조회 1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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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는 길목

 

겨울이 되면 봄이 멀지 않았고 봄이 되면 이내 여름이 기다리고 있다.

살다보니 특정 계절이 왔을 때 그 계절에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그 전 단계에서 더 진한

 계절에 향수를 가진다는 것이다.

한 겨울에 봄을 생각하고 봄에 여름을 동경하는 것이 제철에 그 계절 맛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시기에 봄을 연상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얼음이 얼고 찬바람이 부는 이 마당에 무슨 얼어빠질 봄타령이냐라고 핀잔을 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봄이 돼서 봄맛을 봐도 때가 늦지 않다는 논리일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바쁜 세상에 굳이 계절을 앞당겨서 살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살아보니까 제철이 되었을 때 그 계절의 맛을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봄이 되고 난 뒤에 봄을 만끽하고 싶어도 이미 봄은 왔기에 김이 빠져버린 가운데서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보다 한 발 앞서 봄을 맞이한다면 뭔가 색다른 맛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에도 봄을 싹 틔우는 곳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TV채널을 돌리다보면 홈쇼핑이 잡히는 곳이 있다.

거기에 여성용 옷을 판매하는 곳에 잠시 채널을 고정시켜보면 거기엔 이미 봄이 무르익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거리에 의류 샵을 지나다보면 봄 색깔의 옷으로 이미 단장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봄이 돼서 봄 의류를 전시해 봐야 한 발 늦은 관계로 뒷북치는 장사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젊은 여인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졌음을 볼 수 있다.

남들은 파카들 뒤집어쓰고 다니는데 그들은 이미 봄 옷 모드로 들어간 사람들을 간간히 볼 수 있을

 것이다.

- 식료품 마트에 가면 달래, 냉이, 봄동, 돈나물 같은 봄나물이 전시판매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양지바르고 바람이 불지 않은 담장 근처에 심겨진 매화에는 이미 꽃망울이 부풀어 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리가 내리고 눈이 내리는 한 겨울에도 매화는 봄을 맞이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다.

- 봄을 유난히 기다리는 사람들 마음속엔 이미 봄이 성큼 와 있을 것이다.

유치원, 초 중 고, 대학에 들어가는 신입생들의 마음에는 이미 봄이 착 달라붙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이미 봄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본다.

채소모종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미 종자파종에 들어갔다고 본다.

어쩌면 그들은 봄이 오기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봄이란 계절을 가지고 일 년 동안 살아야 할 밥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그 뿐이겠는가.

농사를 짓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이때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장 바쁜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해의 농사도 설계해야 하고 실제적으로 농사 준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 겨우내 눈에 깔려 있던 잡초들이 새싹을 내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겨울철에 다 얼어 죽었다고 생각하는 식물체에서도 어느 구석에선가 생명체가 유지되다가

 새싹을 내 미는 것이다.

유심히 보면 이런 장면을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겨울을 나기 위하여 저 시베리아 같은데서 날아온 철새들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시점이 온다.

호수나 개천에 떠 있던 각종 철새류들이 월동을 마치고 자신이 살던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계절이 오는 것이다.

 

- 이렇게 나타난 현상보다 더 중요한 곳에서 봄은 싹트고 있다고 본다.

바로 우리의 마음속엔 이미 봄이 와 있는지도 모른다.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도 삶을 더 온화하고 화사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닐는지,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마음속의 봄이 가장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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