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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두릅 삶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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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4-17 22:17 댓글 0건 조회 38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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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두릅 삶기

 

 

두릅의 시즌이 다가왔다.

연일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다보니 3월말부터 두릅이 생산되기 시작하였다.

보통의 경우 두릅은 4월 중순 정도가 되어야 수확을 하는데 올해는 적어도 열흘정도는 빨리

 수확되는 것 같다.

너무 빨리 싹이 나오는 바람에 연약하게 보이고 있다.

게다가 봄 가뭄으로 인하여 튼튼하고 실한 싹이 아니라 겨우 싹이 튼 것 같이 보이게 된다.

제 시간에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라야 정상인데 너무 빨리, 그리고 열악한 환경에서 싹튼 

두릅이 튼튼하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예전 같으면 두릅은 산중에 가야지만 따 올 수 있는 귀한 산채류였지만 지금은 인위적으로 

재배를 하여 대량생산이 되고 있다.

하기사, 옛날엔 논밭에 곡식심어서 양식조달하기가 바빴던 터이라 그렇게 귀한 공간에다 

두릅 같은 나무를 심는다는 발상 자체를 할 수도 없었고 해서도 안 될 상황이었다고 본다.

그러던 것이 식량수입이 자유롭게 되면서 곡물가가 떨어지다 보니 그보다 수익성이 더 좋은

 두릅농사로 전향한 농민들도 많다고 본다.

 

게다가 육종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두릅도 봄에 나오는 햇순만 따 먹는 것이 아니라 여름철에 

나오는 순도 따 먹을 수 있는 것이 나왔다.

겨울철엔 두릅나무 순을 베어 놓았다가 수경재배로 끝순을 발생시켜 비싼 값으로 판매하는 

농민도 나왔다.

봄철의 대표적 나물이었던 두릅도 이제는 사시사철 맛 볼 수 있는 식품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두릅을 무독성에다 무 탄닌 식물이 되다보니 인간뿐만 아니라 온갖 초식동물들이 다 좋아하는

 먹잇감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자칫하다보면 싹이 나오기가 무섭게 짐승들의 먹이나 인간에게 새 순을 뜯겨버리는 불상사가

 발생되게 된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가시를 촘촘하게 돋게 만들었다.

초식동물들이 먹고 싶어도 가시 때문에 접근을 못하게 하면서 자신들의 개체를 보호하고

 자손을 퍼트리게끔 진화를 해 왔다.

그런데 그 가시가 인간에게는 그야말로 가시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관리하기가 쉽고 이용하기도 쉽게 하기 위하여 인간은 가시 없는 개체를 찾게 되었다.

종자에서 발아한 수많은 개체 중에서 가시가 없는 개체를 발견하여 그것을 번식하여 대량

생산체계로 들어갔다.

해서, 요즘은 가시 없는 엄나무와 가시 없는 참두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도 문제점은 좀 있는 것 같다.

가시가 없는 엄나무나 참두릅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개체에서 파생되었음으로 수확기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다.

종자로 번식된 개체는 형질상 수확기가 이른 것에서부터 늦은 것까지 분산되어 판매 기간이 

길어서 좀 유리한 면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시가 없는 개체는 한 순간에 수확이 되기 때문에 유통과 판매를 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불리한 경우도 맛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시장에서 사 온 두릅이건, 자신이 직접 재배한 것이 건, 산에서 자연산을 따 온 것이건 간에 

이것은 데쳐야 먹을 수 있는 식재료인 것이다.

개두릅의 경우에 삶을 때 각별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 있다.

잘 못 데쳐 놓으면 흐물흐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잎이 좀 펴진 상태에서 수확한 것은 좀 더 강하게 데쳐야 질기지 않고, 연한 순은 살짝만 

데쳐야 흐물거리지 않게 된다.

막연하게 데치다보면 개두릅의 진정한 식감을 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데친 후에 바로 찬물에 담가서 좀 더 탱글탱글하게 만들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삶는 과정에서 금속 젓가락이나 국자로 퍼내다 보면 줄기 부분이

 거뭇거뭇하게 변한다는 것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멀쩡한 개두릅을 삶아서 먹을 때 쯤 거뭇거뭇하게 되었다면 그 원인은 삶는 과정에서 쇠로 된

 젓가락이나 국자를 사용했기 때문이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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