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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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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4-11 08:25 댓글 0건 조회 3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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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문학관

 

박경리 문학관과 최참판댁을 올라가는 경사지에는 몇 가지 특징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어느 관광지고 간에 진입로에는 어김없이 기념품 가게나 식당이 들어차 있는데 여기라고 

별다르지는 않았다.

언덕길을 올라가는 과정에 양옆에 나지막한 건물에는 토속 염료로 물들이 스카프가 유난히 많이 뜨인다.

개중의 가게에는 토종 염료로 염색한 옷도 보이긴 보였다.

이른 봄에 나오는 고로쇠수액도 간간히 전시해 놓은 것이 보인다.

토속적인 식당에는 부침개나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전통식당도 눈에 띈다.

어차피 운전하고 다른 곳으로 가야 하기에 여기까지 들를 수 있는 처지가 아닌지라 그냥 눈으로만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정도로 둘러볼 수 밖에 없었다.

주차장은 옛날 다랑논을 그대로 개조하여 밑에 조경석이나 보도블록을 깔아서 조성시켜 놓았다.

자연의 운치가 그대로 녹아있는 주차장이라 보면 틀림없을 것 같다.

주차장이 아닌 다랑논은 논으로 사용하기보다 단감을 심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후가 온난하다 보니 이쪽에는 단감 농사도 잘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가을철에 방문하면 주차하기 바쁘게 단감이 코앞에서 열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소설의 무대가 될 수 있을 정도로 격한 공감을 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여기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소설이 쓰여지고 난 다음에 본 평사리는 그야말로 소설의 배경으로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토지라는 소설이 여기서 태생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한적한 한 농촌으로 남았겠지만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나니까 새로운 면모가 도드라지게 보인 것이다.

산천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되는데 거기에 일류급 스토리를 얹혀 놓고 

나니까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 것이다.

이런 광경을 보고 누구나 다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 본다.

그 영감을 그냥 가슴속에 담아두면 개인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승화시켜 모든 사람의 가슴속 깊게 남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이 소설을

 쓴 박경리라 본다.

그 작가가 있었음으로 경남 하동 악양면 평사리는 우리의 문학사가 사라지지 않는 한 토지라는 

배경의 메카로서 길이 남으리라 본다.

강릉과 워낙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 자주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발걸음을 돌리기가 아쉬웠지만

 하나라도 더 보고 가야 한다는 일념에서 아쉬운 자리를 뜨게 되었다.

 

해는 뉘엿뉘엿 서산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시간이 많았으면 더 여유롭게 음미하고 감상하고 분위기에 빠져 볼 수 있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여간 아쉽지 않았다.

시간에 쫓기면서 여행하다 보니 그야말로 주마간산 형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언덕받이에서 내려오는 과정에 저 밑 논다랑 중간에 있는 부부송을 바라보았다.

시간이 있으면 그 아래까지 가 봤으면 좋았겠지만, 이 또한 시간 부족으로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차를 구례 방향으로 몰았다.

섬진강이 그쪽에서 흘러 내려오기에 강줄기를 따라서 올라가면 되는 것이다.

이번에 목적지는 하동군 화계면에 있는 쌍계사를 찾아가는 길이다.

그야말로 해가 져 가는 시간대에 절 안으로 들어 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못 들어가도

 외곽만이라도 보고 오자는데 의견을 일치시켰다.

 

섬진강 강 줄기에서 쌍계사에 가는 과정은 조그만 개천을 따라서 올라가는 길이었다.

가는 과정에도 강릉보다 빨리 찾아온 생물시계로 인하여 산수유와 매화가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더 특징적인 것은 하동에 유명한 녹차밭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예전에 다랑논을 밀어내고 녹차밭을 조성했는데 거기서 나오는 수확물보다 그 녹차밭 자체가 훌륭한 

볼거리로 다가온다.

둥근 원형이 등고선식으로 구부러져 있거나 논 다랑이와 같은 방향으로 배치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헐벗고 못 먹던 시절에는 조그만 다랑논도 죄다 벼를 심어서 식량을 조달했지만, 지금은 그 단계를 

벗어났음으로 거기에 차 나무를 심어서 볼거리와 주전부리용 녹 홍차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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