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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방유채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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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4-09 21:55 댓글 0건 조회 8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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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방유채꽃축제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 있다.

할 일은 안하고 쌀쌀거리고 돌아다닌다.”

지금에 와서 보면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당시에는 그게 주변사람들에게 눈꼴사납게 

비쳐졌는지도 모른다.

예전엔 인생의 여유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구조적으로 힘들었다고 본다.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삶에서 탱자탱자하면서 논다는 것 자체는 말도 안 되는 소리었을는지

 모른다.

 

 

, 돈 있는 한량이나, 책깨나 읽은 선비들, 지주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간혹 돌아다니면서 

인생을 즐겼으리라 보나 지금처럼 이렇게 활성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생 한 두 번 한양 구경을 하거나 금강산을 갔다 온 것 만으로도 대 만족을 하면서 살아갔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다.

강릉에서 한양구경을 하자면 최소한 편도 7일 정도는 걸어야 했던 시절이었으니까 감히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나 상인들이 아닌 이상 한양 땅을 밟아 본다는 

것은 거의 어려운 환경이었을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변하다보니 강릉에서 한양까지 가는 시간이 일주일에서 한 시간 반대로 줄어

들어버렸다.

새벽6ktx를 타고 서울에 가서 맘껏 볼일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빌딩구경을 하고 와도

 될 정도가 돼 버렸다.

반대로 서울서 강릉까지 와서 바닷바람도 쐬고 순두부도 한 그릇 사 먹고, 안목 바닷가에서

 커피도 한 잔 즐겨도 당일 돌아갈 시간이 될 정도가 돼 버렸다.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된 것인가.

 

 

주말에 딸 부부와 아들이 바람을 쐬러 집으로 왔다.

우선 그들을 치송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모처럼 오는 아이들이라 신경을 안 쓸 수 없었다.

주말을 그들과 함께 보내면서 추억을 남겨 주어야 하는데 그것을 만들기가 용이치 않다는데서 

살짝 고민에 빠지게 된다.

먹는 것 만으로는 추억 만들기가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해서 선택한 추억거리 만들기 프로그램의 대상은 맹방 유채꽃축제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무리 유채꽃이 그럴싸하더라도 배가 고프면 제대로 안 보이는 법이라

 먼저 점심 먹을 곳을 물색하였다.

맹방에서 가까운 바닷가 식당은 볼 수 없기에 그 옆에 있는 덕산해변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마읍천과 인접한 덕산은 해양레저스포츠 훈련장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강원대 해양레저스포츠 트레이닝 센터가 생기면서 이곳은 요트, 보드, 카누, 윈드서핑, 생존수영,

래프팅 등을 연습하거나 실제로 할 수 있다고 한다.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이곳은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 유명한 식당이 있으니 다름 아닌 독도식당이라는 곳이다.

이름과 걸맞게 일본인은 출입을 금한다는 표시까지 해 놓은 특이한 곳이다.

오후 2시가 다 된 시간이라 식당은 의외로 한가하였다.

마치 전세 낸 식당처럼 여유롭고 한가하게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 후 그 식당 옆에 새로 생긴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고 이내 근덕꽈배기점으로 향했다.

 

특별한 일 없다면 근덕에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다름 아닌 근덕꽈배기 점이다.

이 꽈배기 점이 태동된 동기부터 훑어보자.

큰 도시는 아니지만 삼척 한재를 넘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도시로서 예로부터 농산물과 어물이

 풍부한 곳이다.

과거부터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먹거리가 창조되었으며 그 대상 중 

하나가 근덕꽈배기가 아닌가싶다.

이 꽈배기의 특징을 살펴본다면 다른 어는 꽈배기에 비해서 맛이 특이하다는 것이다.

단맛이 요란스러운 것도 아니고, 설탕을 범벅으로 칠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뭔가 남다른 매력이 있으니까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제가 맛 본 근덕꽈배기는 일단 담백하면서도 식감이 쫄깃한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거기에다 근덕꽈배기란 간판에서 풍기는 풍미도 한 맛 더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명한 곳에서 만든 음식은 알게 모르게 맛도 유명하게 되는 법인가 보다.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린 덕분에 주문한 꽈배기가 나왔다.

따끈따끈한 꽈배기를 어디서 먹느냐도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바로 옆에 경찰서가 있는데 그 곳에 들어가 먹는다는 것은 분위기가 너무 딱딱한 것 같아서 

그 옆에 있는 근덕초등학교 교정이다.

100여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근덕초등학교는 넓게 펼쳐진 천연잔디구장과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을 벗 삼아 간식을 먹기에는 그만인 것 같았다.

남의 학교 정원에서 간식을 먹는다는 것은 좀 그렇지만 분위기 하나만큼은 끝을 내고 있다.

 

 

이어서 차를 몰아 오늘의 주 무대인 맹방으로 향했다.

근덕꽈배기 점에서 삼척마이스터고등학교로터리를 지나 언덕을 넘자마자 이내 하()맹방이 

나타난다.

유채꽃은 보이지 않고 차량의 행렬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우리도 그 행렬의 맨 뒤에 안착을 하였다.

밀리고 밀려 유채꽃밭에 오자 차량 안내원들이 주차공간이 없다는 표식을 하면서 패스를 

시킨다.

중간정도 가는데 차량 안내원이 주차장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해 준다.

농장의 일부를 잔자갈로 매립한 다음 간이 주차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다행이 주차공간이 좀 넉넉하여 안전하게 주차를 한 다음 맹방유채꽃 축제장으로 향했다.

노란 유채꽃이 끝없이 펼쳐진다.

마치 제주도에 온 듯 한 느낌을 물씬 받는다.

시선을 좀 더 확대해 보니 유채꽃도 많지만 인간의 숫자 또한 만만찮이 많았다.

유채꽃 반 인간 반처럼 느껴진다.

나도 그 대열에 끼여 유채꽃향기도 맡고 사진도 찍었다.

도로에 설치된 먹거리와 볼거리, 특산물 부스에는 인사태가 날 정도로 인간이 더 많았다.

축제는 역시 인간과 인간의 부딛낌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가 잠시 주춤해 진 덕분에 이렇게 많은 인간들이 북적거려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신통할 정도이다.

그래도 내 자신의 안전을 위하여 마스크는 철저히 쓰고 다녔다.

 

 

시간이 좀 있기에 주변에 있는 농업의 환경도 살펴보았다.

맹방은 고운 모래땅으로 이루어져 예로부터 쪽파의 산지로 유명했다.

그러던 것이 수익이 더 많은 딸기로 변신한 농부도 많이 보인다.

요즘 딸기밭은 땅을 갈아서 재배하는 형태가 아니라 고설 식으로 스치로품 용기에 용토를

 넣고 그 위에 양액을 집어넣어서 키우는 형태이다.

딸기가 달리기는 엄청난데 많이 달다보니 크기는 쥐방울만 할 정도로 작게 보인다.

맛은 어떨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큰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욕망을 헤아려 적과를 더 

강하게 하여 주먹만 한 딸기를 만드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유채꽃 축제에 동참한 뒤 그냥 오기가 뭣해서 삼척시내에 있는 죽서루에 들렀다.

저녁 무렵인데 너무 조용하다.

해가 서녘에 걸려있는 삼척 죽서루는 그야말로 그 간판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죽서루의 특징은 기둥의 받침대가 각자 다른 높이에 있다는 것이다.

바위위에 지은 정자각인지라 바위가 생긴 대로 그 위에 지반을 다듬은 후 기둥을 올렸다는 

것이다.

竹西樓라는 이름을 한자로 풀어보니 대나무 죽에 서녘 서자로 이루어져있다.

서쪽에 대나무가 있는 정원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그 정자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굽이쳐 돌아가는 오십천 변에 대나무가 많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 광경을 빌려서 지은 이름이 현재의 竹西樓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 본다.

석양을 마주하면서 감상한 竹西樓는 그 이름에 걸맞게 더 친근하게 우리의 가슴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리하여 삼척 맹방유채꽃축제의 본론은 막을 내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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