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근덕꽈배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3-30 08:37 댓글 0건 조회 664회

본문

              
                                 근덕꽈배기


꽈배기 먹다가 인생이 완전히 뒤바뀐 사람이 있었다.
 이는 다름 아닌 조선조 최악의 인물군이었던 선조 다음에 왕인 광해군이라 하다
.

인조반정 전날 낮술에 취해 있었는데 이때 먹었던 음식이 바로 꽈배기리라고 한다.

야사에 보면 광해군이 인조반정 전날 술에 취해 반정 기미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취기에 묵살을 하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즐겨 먹는 꽈배기란 음식이 그 당시에 역사를 바꿔놓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꽈배기는 꼬였다는 의미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지금은 조경용에서나 볼 수 있는 새끼를 연상하면 금방 느낌이 올 것이다.

우리는 새끼를 꼰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새끼가 꼬인 모습이 꽈배기와 흡사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꼬지 않아도 되는 음식을 왜 힘들여 꼬았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냥 밋밋해도 충분히 제맛을 낼 것 같은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비비 꼬아 놓은 이유가 뭣이겠는가.

처음 꽈배기를 고안한 사람의 의도를 알 방법은 없지만 꼬았을 때 나타나는 장점이 있었으니 그렇게 해 놓았을 것이다.

밋밋하면 그냥 떡 같은 느낌이 들어가기에 그것을 방제하기 뭔가 독특하게 보이기 위하여 꽈 놨을 수 도 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 꽈배기의 표면에서 나오는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면이 넓어지므로 식감과 미각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냥 밋밋하게 1자 형으로 만든다면 길게 뽑았을 때 상대적으로 늘어지리라 보는데 꽈배기형은 곧추설 수 있을 것이다.

 

서론이 너무 장황했던 것 같다.

삼척에서 울진 쪽으로 가다 보면 근덕이라는 곳이 나타난다.

과거 한때 그쪽에 원자력발전소를 짓겠다고 버둥거리다가 주민 간에 갈등의 골만 깊이 팬 채 끝났던 곳이다.

지금은 엄청 조용한 농촌 동네로 남아 있다.

조금 더 부언한다면 맹방해수욕장과 맹방 유채꽃 축제가 이루어지는 곳이라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조그마한 면 소재지 근덕에 명물 음식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근덕꽈배기 식당이다.

직접 현장에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지만, 먹거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곳인지라 식당으로 칭해도 큰 무리는 없으리라 본다.

이렇게 작은 동네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꽈배기 식당이 있다는 것도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꽈배기를 가지고도 유명세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본다.

우리는 거창한 것을 가지고 거창한 곳에서 거창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대단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케이스라 본다.

음식이라면 단연코 맛으로 승부를 하는게 맞는 것 같다.

물론 전통, 식재료, 주변 경관, 주차시설, 접근성, 사람들의 왕래도, 입소문 등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래도 맛을 따라갈 수는 없는 처지라 본다.

 

근덕꽈배기도 마찬가지로 시골 식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환경이나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음식의 마력은 역시 맛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본다.

이 집의 꽈배기는 여느 집처럼 비비 꽈 놓지 않고 밋밋한 바 형태의 꽈배기라 보면 될 것이다.

비주얼은 기존의 꽈배기에서 벗어나 밋밋한 1자 형태인데 기존의 것에 비하여 길이는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맛을 내는데 라던가 만드는 방법에서는 기존의 폼을 그대로 인용한 것 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식감이 좀 특이하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설탕 맛과 꽈배기의 내용물이 조화롭게 매치가 되었다면 근덕꽈배기는 설탕 맛본다는 내용물이 쫄깃하면서 담백한 고소함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만드는 재료와 함께 튀기는 방법, 수분조절 등에서 기존의 꽈배기와 차별화를 둔 것 같았다.

 

사람마다 혀에서 느끼는 맛은 다 다르다고 본다.

뭔가 다른 것을 개발하여 많은 사람에게 맛의 공감대를 열어준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꽈배기 하나에도 철학과 장인정신, 그리고 창의성이 녹아 있으면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 본다.

우리 스스로가 하고 있는 일이 타인에게 얼마나 큰 공감대를 형성시켜 주는가를 살펴본다면 이 또한 내 인생에 feed back이 아니겠는가.

첨부파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