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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아방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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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01-03 16:09 댓글 0건 조회 6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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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화과 아방궁

아방궁이 지금 남아 있다고 하면 아마 세계적인 명물 중에 명물로 칭송을 받으리라 본다.

애석하게 스리 아방궁은 건축되어졌던 곳과 그 자리에 흔적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름 하나는 전 세계인의 머리에 확실히 각인되어져 있으리라 본다.

아방궁을 짓게끔 명령한 사람은 거대한 중국을 통일시켰던 진시황이다.

그의 스케일만큼이나 아방궁의 크기는 보통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장엄하게 지어졌다고 한다.

진시황은 아방궁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저승으로 갔지만 그 궁궐의 위용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까지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진시황이 만든 역작도 진나라가 쇠락하면서 항우가 점령하게 된다.

상상을 초월하던 아방궁도 한 낫 불씨 하나로 폐허가 되었는데 그 불길이 꺼지는데 3개월이 걸렸다는 일화가 있었으니 그 규모가 얼마나 컸었던가를 짐작하게 된다.

 

한때 우리나라 전직 모 대통령의 낙향 집을 아방궁에다 빗대어 비아냥 거렸던 세력도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크고 으리으리하게 지었기에 아방궁이라는 이름이 붙였을까 매우 궁금하여 김해에 있는 봉하마을로 가 본 적 있었다.

시골 논두렁을 따라서 난 꼬부랑길 근처에 있다는 전 대통령 사저는 그리 특이하게 보이지도 않는 건물이었다.

그런게 아방궁이라면 우리나라에는 온 도처에 그럴싸 한 건물들은 죄다 아방궁처럼 묘사해야 할 처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갔다.

 아방궁이란 이름을 그렇게 아무 곳에나 빗대어 조롱한다면 그것은 원조 아방궁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후세에 많은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궁의 대명사를 아방궁이라 일컬으면서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의 상상과 동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아방궁은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보고 싶은 현실의 세계인지도 모른다.

초라한 현실의 세계보다는 아방궁 같은 스케일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그리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거창하고 으리으리하면서 지상이 아닌 천상의 세계를 갈구하고 싶다면 아방궁이라는 이름을 적당히 가져다 써도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가 거처하는 공간을 아방궁처럼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방궁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생각이 들어갈 것이다.

어차피 아방궁은 이 세상에 이름으로만 존재할 뿐 실체는 없어진지 한 참되었으니 말이다.

 

아방궁은 꼭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만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동물이 살아가는 공간 중에서 아방궁 같은 곳도 있을 것이고 식물이 존재하는 영역에도 아방궁 같은 곳이 있으리라 본다.

동 식물 같은 경우 성장과 생육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 그들의 아방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필자가 정원과수 중에 무화과(fig)에 관심이 좀 있어서 샘플링으로 몇 주 심었다.

이 나무는 추위에 약해서 대략 영하 10도 이하가 되면 지상부가 얼 정도로 얼 된 식물이다.

다행이 지구의 온난화 덕분에 영동지역에서도 간간히 이 나무가 보이긴 하지만 겨울철을 넘기기가 썩 용이한 식물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나무들이 겨울을 잘 나게 하기 위하여 월동에 안전한 방편을 만들어 주는 과정도 상당히 중요하리라 본다.

 

그 중 하나가 식물이 거처할 토양을 잘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영역을 토양과 지상부의 세계인 것 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추위로 인하여 월동이 어려운 나무들은 지상부의 관리 못지않게 지하부의 관리도 필요하리라 본다.

생육기에 왕성하게 자랄 수 있도록 물리적으로나 화학적으로 적당한 조건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이런 환경을 만드는 게 식물의 아방궁을 조성해 주는 작업과 상통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사람만 아방궁에 들어가 살라는 법 없는 것이다.

식물이나 동물도 아방궁 같은 조건을 만들어 준다면 평범한 조건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인간에게 되돌려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동 식물의 아방궁을 만드는 작업, 어찌보면 쉽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난제가 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동 식물을 기르고 가꾸는 것에서 그들의 아방궁을 만들어준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일하는 맛이 한 층 더 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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