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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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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7-07 18:20 댓글 0건 조회 7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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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것에서 맘에 잘 안 들면 라는 동물에 빗대는 습성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세상의 미래를 엮어갈 새끼가 태어나도 자신에 맘에 안 들면 앞에다 개를 붙여서 새끼를 표현할 정도이다. 이것이 도를 넘어서 청소년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은 접두사가 개**가 될 정도로 일상화된 언어로 고착이 된 느낌이다. 이런 단어는 하도 많이 들어서 그저 그렇거니 할 정도로 익숙해져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선생이라는 단어는 한자로 보았을 때 먼저 태어난 사람정도로 해석이 될 수 있으나 그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선생이란 단어가 쓰인 것은 고려시대 때 과거에 급제를 한 사람을 통칭하여 선생이라 불렀다고 한다. 현재 선생의 개념은 학교에서 글 가르치는 사람을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본다. 같은 업이지만 학원에서 글을 가르치는 사람을 사회에서는 선생이라기보다 강사로 통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학원에 가도 학교에서 배우는 국영수사과 등 도구과목을 학교와 진배없이 가르치는데 왜 한쪽에서는 선생이라 하고 또 한쪽에서는 강사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선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무엇이라 하는가? 대학도 초 중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국영수사과 라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이라 부르지 않고 있다. 그들을 가르치는 사람을 교수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똑 같은 학문을 가르치는데 어떤 사람은 강사이고 또 어떤 사람은 선생이고 또 어떤 사람은 교수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공공 교육기관으로 향교가 있었다. 물론 우리 강릉도 화부산 밑에 향교가 있었으며 지금도 당장이 잘 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나 그 기능은 조선시대와는 많이 달라져 있다고 본다. 여기서 가르치는 사람을 교수와 훈도로 구분하여 운영을 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에 사설 교육기관으로는 서원과 서당이 있었다. 서원은 서당보다 규모나 격이 좀 높은 교육기관이라 보면 될 것이다. 우리 관내에 서원은 오봉과 송담의 두 곳이 있었으며 지금도 존치되고 있다. 여기서 가르친 사람을 강장 또는 훈장이라 칭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민초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가르친 교육의 공간은 서당이라 했다. 조선시대 민초들의 교육의 애환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 보면 될 것이다. 여기서 학동들을 가르친 사람을 훈장이라고 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으리라 본다. 해서 지금도 일부 사람들은 선생을 훈장이라 빗대어 말하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선생이란 단어는 과거 우리 교육의 역사에서 그리 흔하게 쓰였던 것은 아닌 것으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이 선생이란 단어는 어디서 왔을 것인가? 앞부분에서 피력했다시피 고려시대에 과거에 합격한 사람을 선생이라 불렀는데 그것이 이어져서 지금에 선생으로 호칭되었다는 것은 거리가 좀 먼 듯 한 느낌이다. 조선시대에도 공교육이나 사교육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학생을 가르친 사람을 공식적으로 선생이라 칭한 역사는 그리 많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선생의 호칭이 대중화 된 것은 일제 식민지 교육에서 오지 않았나 싶다. 일본말에 선생을 센세이라 칭하는데 한자로의 표기는 그네들이나 우리나 똑 같다. 구한말 서당에서 신식학교로 전환되면서 대거 일본 스타일의 교육이 우리와 접목이 되는 과정에서 선생이란 호칭이 일상화 된 것 같다.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제도권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들의 호칭이 선생으로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선생의 대한 호칭도 시대에 따라 많은 부침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선생의 문자의 어원에서 보면 가르친다는 것보다는 먼저 경험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먼저 태어난 사람은 죄다 선생이 될 수 있다는 개념도 성립되리라 본다. 실제 제도권 학교에 가 보면 선생보다 나이가 더 많은 학생은 거의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초 중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이라 해도 그 명칭에서는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보지만 그보다 더 정밀한 명칭은 가르친다는 의미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이 선생이라는 단어는 교육의 틀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어느 시점까지는 통용되리라 본다.

 

   선생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다방면에서 다양하게 풍기고 있다. 예전에 모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명칭보다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더 애정을 가지고 불렀던 기억도 있다. 반면 선생을 비하하는 표현도 우리 사회에서는 심심찮이 들어 볼 수 있다. 어떤 단어를 어디에다 집어넣어서 쓸 것인가는 사회적 통념이나 시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잘 만 사용하면 맛깔 나는 표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옛말에 선생 똥은 개도 주워 먹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예전에 그런 표현이 있었다는 것은 그 당시에도 선생질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고 본다. 수많은 일 중에서 선생이 겪어야 할 남모를 고충도 많다는 이야기고 그것을 소화하기 위해서 선생이 감내해야 할 몫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세상에 만만한 일은 없으리라 본다. 선생 이외에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고충이나 애환도 선생에 못지않게 크고 많으리라 본다. 그렇지만 왜 선생의 영역에서 그런 엄한 표현이 나왔을까 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이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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