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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성 싶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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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5-09 07:57 댓글 0건 조회 6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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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될 성 싶은 인간

  싹수가 노랗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실제 종자에서 싹이 틀 때에는 노랗게 트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노랗게 튼 것 까지는 제대로 된 과정인데 그 이후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싹이 튼 후 햇볕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노랗게 되는 데서 싹이 노랗다.”는 말이 나왔을 것입니다.

 

  노란싹은 생명체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습니다. 싹 자체가 크자면 처음은 떡잎에서 나오는 양분으로 연명을 할 수 있으나 그 이후부터는 광합성이라는 노동을 해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광합성을 하기 위해서는 엽록소라는 공장이 가동을 해야 하는데 노란싹으로는 공장가동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으로 말하면 식량의 조달이 안 된다는 것이죠.

 

  싹이 노란 것이 왜 문제가 될까요? 식물은 싹이 지표면을 뚫고 나오는 순간 태양과 마주치게 됩니다. 제 아무리 좋은 종자라 하더라도 태양과 마주치지 않는 한 싹을 푸르게 만들 재간이 없습니다. 생명체가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몇 가지 요소를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데 그 중 식물체의 입장으로 봤을 때 태양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입니다.

 

  태양과 마주치지 못해서 싹이 노랗게 트는 현상을 인간의 유년기에 비유한 것이 바로 싹이 노랗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이 어렸을 때부터 싹이 그렇게 노랗게 트는 것처럼 보일까요? 엄마 뱃속에 있는 아이는 어떤 성향을 가진 인간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나아 봐야 그 아기의 특성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과정을 식물로 말하면 싹트는 과정이라 얼추 연결시켜 봤을 때 흔히 쓰이는 비유법이 노란싹이 아닐까 싶습니다.

 

  “ 될 성 싶은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이 또한 식물이 발아할 때 떡잎이 먼저 나오는데 그 잎을 보면 훗날까지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간이건 식물이건 태어나서 누굴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그 이후가 결정된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밭이 좋으냐, 씨가 좋으냐와도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씨가 아무리 좋다하여도 태양이 없으면 싹이 노랗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간사도 이와 진배없다고 봅니다. 아무리 유전인자가 좋다하여도 주변 환경이 불량하면 그 아기는 제대로 자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조선시대를 거치고 구한말, 일제 강점기 , 6.25를 거치면서 어렵게 이 정도의 위치까지 왔습니다. 격동의 세월을 거치면서 우리 한민족이 살아남았던 것은 그래도 씨가 파릇파릇하게 잘 틀 수 있도록 우리 선대가 각고의 노력을 기우린 덕분이라 봅니다. 부모세대에서는 제대로 입지 못하고 먹지 못해도 자식들의 교육만큼은 아끼지 않고 투자를 했습니다. 그 자식들이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지금의 이 상황까지 오게 된 데 대하여 부인하기는 힘들리라 봅니다.

 

  인간 각자의 상황에서 보면 어떤 자는 부모 잘 만나서 인생이 탄탄대로로 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자는 별로 가진 것이 없는 부모를 만나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 세상에서 태어나게 만든 것은 부모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자신인 만큼 누굴 탓한다거나 원망할 상황은 아니라 봅니다. 그렇지만 인간도 하나의 생명체임으로 태어나서 얼마나 따뜻한 태양과 접하느냐에 따라 노란싹이 될 수도 있고 푸른싹이 될 수 도 있으리라 봅니다. 푸른싹이 될 수 있도록 태양과 가까이에 위치시켜 놓는 것이 부모와 그 주변사람들 몫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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