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아집我執의 노래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16-04-24 08:03 댓글 0건 조회 962회

본문


101010a06.jpg


아집我執의 노래

kyk-b2.jpg

바람소리/김윤기



꽃의 향기로 내 이름을 쓰고

언젠가는 홀연히 떠나

내 이름 석 자

꽃의 향기로 묻고 싶다


가끔은 쓰러진 거목巨木의 껍질로 내 이름을 쓴다

죽어도 거목의 등걸로 쓰러지고 싶은 하찮은 욕망

불현듯 솟구쳐서다

  
산뜻한 갈바람 목덜미에 걸리고 하늘빛 저린 날

바람의 이름 기대어 내 이름을 쓴다
.
꽃과 나무 사이로 흘러

만나고 흩어지는 기쁨 하나, 슬픔 하나 나란히 걷는

바람이고 싶다


혹여

탐욕스런 내 삶의 노래를 어설피 탐하지 말라

썩어서 출산할 씨앗을 품고
  
풍경소리 맴도는 바람을 따라

추녀 끝 돌고 도는 일이 얼마나 목마르고 허기지는 짓인지

나만 모르고 사는 것이니


  


101010a14.jpg

탈속脫俗의 길

저 길 끝은 어쩔 수 없이 또 속세다



101010a09.jpg





101010a10.jpg

** 오래된 기다림 **


나를 사랑했던 이들과

사랑하고 있는 이름들이여!

내가 사랑했었고

사랑하고 있는 이름들이여!

하늘과 땅으로 나뉘고 땅에서 땅으로 흩어져 있어도

그리워 기다릴

마음 한녘, 아득한 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이들이여!  

  




101010a11.jpg

과거의 문밖은 오늘이었다.



101010a12.jpg




101010a13.jpg




101010a08.jpg

** 땅을 여는 문고리 **

땅은 문고리를 당기지 않아도 이미 열려있고

영겁의 풍상風霜과 마주하고 있다




101010a15.jpg




101010a16.jpg

아리수를 건너 선 곳은 이미 또 하나의 과거를 잉태하고 있었다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고요히 흘러가는 나의 하루를 뒤로하고

이별과 만남이 갈라지는 귀향 길에 올랐다

2010. 10. 10(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