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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맑은 친구 - 이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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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2 작성일 2018-12-09 20:03 댓글 1건 조회 7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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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이는 내 중학교 동창이었습니다

내가 중학교 3학년초 전학을 왔을때 제일 먼저 다가와서 자기 책상옆에 앉게 해 주었고

서먹서먹해서 적응을 잘 못하는 나에게 말 동무가 되어 주었던 친구 였습니다.

난 사립학교에서 배웠는데 공립학교에 오니 학습진도가 약간 상이해서 잘 따라가지 못할때도 있었습니다.

그때 구세주 같이 나타나서 날 가르쳐 주었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눈이 커서 왕눈이라 불렀고 항시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친구였습니다

기동이는 같은 해에 졸업을 했는데 우리와 같이 진학을 못했고 우리 다음해에

모교에 진학을 하게 되어
우리보다 한해 후배가 되었습니다.

늘 서글서글 하던 친구는 우리가 2학년,기동이가 1학년인 여름에

큰 사고를 당했고 다리를  절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현장에 나도 같이 있었으니 그 당시 상황은 누구보다 소상히 알고 있습니다.

강릉 의료원에 입원했던 친구는 우리가 문병차 찾아가자 늘 그래왔던것 처럼

아무 일 없었던 양 싱글벙글 웃기만 했었습니다.

사람이 속도 없나 막 욕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한동안 잊었다가 군 제대후 만났을때 역시 싱글벙글 웃음으로 맞아주었고

오랜시간이 지나 모교 국화전시회에서 만났을땐 모교 동티클럽 사진사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모난데 없고 사람 잘 대해주고 항시 긍정적인 친구,

난 이 친구를 보면서 영혼이 참 맑을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국민학교 도덕책에 나왔었나요?

'큰 바위 얼굴'

이 친구가 그 큰바위 얼굴의 실제 모델 같기도 하고....


친구의 타계소식을 나중에 알게 되었으니

친구야 저세상에 가서도 볼 면목이 없네....


大雪지나 추워지는 날 저녁에 친구가 유독 보고싶어 글을 올려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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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그랬군요.
참으로 영민했을 뿐더러 나이를 먹어도 순진무구했던 참 착한 친구였습니다.
사진찍기를 좋아해 늘 카메라를 분신처럼 안고 다니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하늘에서 선배님의 글을 읽고 매우 반가워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