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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63 - '남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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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7-03-04 19:23 댓글 0건 조회 6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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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평생을 세 번 운다는 그런 말이 있지요.

그래서 남자가 우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는 일은 예부터 터부시 되어왔습니다.  

울 줄 몰라서 안 우는 것이 아닌데 그놈의 남자라는 체통 때문에 눈물이 나도 참고 또 참는 것이지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공연히 눈물이 많아집니다.

영화를 보거나 tv를 보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슬픈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 가족에게 들키기라도 할까 화장실로 가서 눈물을 훔치는 가장의 모습.  

한 시인은 이렇게 자신의 눈물을 표현합니다.

 

그날

그날,

텔레비전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가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우세요
.

눈물 나거든 우세요.

체면 체통 다 버리고

엉 엉 울어버리세요.

눈물 나거든 그 눈물 시작된 곳에서 마음속에 맺힌 무어라도 다 비워져버리도록

나무에 핀 성애처럼 하얗게 되어버리도록 울어버리세요.

차라리 그것이 남자다움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견디는 힘이 되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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