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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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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오락 작성일 2019-03-25 16:42 댓글 2건 조회 7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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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는 두 자녀, 일남 일녀를 둔 사람으로 이미 자녀들은 출가하여 손자 손녀가 네 명이나 되는 할아버지다. 아들 녀석은 멀리 구미에 살기에 명절 때나 생일 때와 손자들 방학이나 휴가 때 외에는 볼 수 없고 두 손자들은 이미 귀염의 티를 벗어난 청소년들이 되었다.

딸아이는 늦게 결혼 한 탓에 이제 4살, 2살의 남매를 키우고 있는데, 우리 집 가까이에 살고 있어서 어린 손자와 손녀의 귀엽고 앙증맞은 짓을 늘 볼 수 있는 기쁨이 있다. 이들이 멀리 외국 출장이나 서울에 잠시 나가도 어린 손자, 손녀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애교가 문득 문득 떠올라 그립고 보고 싶어진다. 요즘 아이들이 흔히 쓰는 말로 ‘꼰대 할아버지’가 다 되어가나 보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이 싫지 않음은 이것이 인간이 걸어가야 할 완숙 과정의 길인 것을 인지(認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딸아이 가정에 가보면 손자 아이는 자동차와 공룡을 좋아하고 손녀는 인형과 소꿉놀이에 관한 장난감을 좋아한다. 공통으로는 핸드폰을 가지고 영상을 보면서 이것, 저것 작은 손을 꼬물거리며 터치하는 모습은 아주 수준급(?)이어서 놀랍기도 하고 그 귀여움이란 말로 표현이 잘 안 된다.

이 아이들의 놀이는 장차 성인이 되었을 때 모습을 선행적(先行的)으로 보여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런 장난감 구입은 엄마의 생각이 반영된 것인데 아이들의 장난감은 여전히 성(性)의 구분이 되어 있는 듯하다.

좀 진보적인 부모들을 지켜봐도 아이들의 장난감은 여전히 성의 구분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성역할은 엄격하고 양극화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우리가 가진 어떤 부분을 너무 확대시켜서 전인적인 인간을 표현하는데 실패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은 남성적인 부분과 여성적인 부분을 둘 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事實)이다. 인간의 체내에는 이 생물학적 호르몬을 둘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는 좀 많은 부분이 우리를 어느 정도 구분 짓게 하는 것이며 전 인격의 온전함을 위해서 우리는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성과 교류를 해야 한다. 그러나 엄격한 성의 구분은 이러한 교류를 불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잣대들이 우리 안에 있는 다른 성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만든다. 감성적이고 나약한 모습을 추구하려는 남자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공격적이고 행동하는 여자는 말괄량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런 ‘정형화’ 된 역할은 서부시대의 산물이다.

남자는 사냥꾼이나 전사였고, 여자는 아이를 돌보고 집에서 짐마차를 보전하던 시대의 산물이다. 물론 생물학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지금 진짜라고 믿는 이 성의 역할은 사실 생물학적 차이를 뛰어 넘는 수준까지 되고 말았다. 앞에서 언급한 이 ‘정형화’는 모든 남자와 여자가 가지고 있는 양성(兩性)적인 면을 부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각자는 내면에 다른 성,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산물이며 우리 모두 남성 호른몬과 여성 호르몬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다. 심층 심리학자 융 (C. G. Jung)의 전문적인 용어의 표현은 '아니마, 아니무스' 라고 하며 '아니마'는 남성 속에 존재하는 여성성을 말하고, '아니무스'는 여성 속에 있는 남성성을 말한다. 그래서 건강 한 사람은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이 조화(造化)가 잘 이루어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인간은 관습적인 행동에 익숙하여 주위 환경에 살아남기 위하여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면서 살아 왔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까지 용인된 관례가 사회적 현실 법칙이 된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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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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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전님의 댓글

조규전 작성일

선배님 글 잘 읽었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엮어야 보배라고
같은 말도 어떻게 엮느냐가 타인에게 감동도 더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늘 아름답고 가치있게 엮어진 글에 대해서 많은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거기에 하나 더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가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줄 간격을 좀 띄워 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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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락님의 댓글

해오락 작성일

아직 글 쓰는 일이 익숙치 않습니다. 글 꼴을 바꾸었더니 좀 바탕이 답답하게
 보이는 군요 ! 읽어 주심에 감사 드리며  좋은 피드백 참고하여 쓰겠습니다.
 조규전 님의 글을 저도 항상 읽고 도전을 받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