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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㊴ - “傷 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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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4
작성일 2016-06-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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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는 삶이 있을까? 사람들은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그리고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사람도 그렇고 식물도 그렇습니다. 사람은 마음으로 상처를 받고 식물의 씨앗은 깊은 어둠속에서 껍질에 상처를 받아 움이 트고 싹이 돋습니다.
상처를 주는 일은 칭찬하는 일보다 훨씬 쉽습니다. 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분명 누구에겐가 상처를 주었을 것입니다.
상처는 받기 싫다고 해서 받아지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준 상처보다 열배 스무 배 큰 상처를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상처를 받아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그 상처를 잘 다스릴 능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잘 다스린 상처에서 인간에게는 겸허함이 자라고, 바람에 날려 돌틈바귀에 부딪쳐 상처난채 흙속에 묻혔던 씨앗에서는 소담스러운 꽃이 핍니다.
사람들은 어떤 이가 거절할 틈도 주지않고 함부로 던져준 상처를 덥석 안고 그 상처를 키우며 살아갑니다.
그 상처가 헛되지 않아 영롱한 진주가 맺어지기를 원합니다.
그 상처가 아물면서 약효 높거나 향기로운 버섯이 돋기를 원합니다.
그 상처가 삭으면서 언젠가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상흔(傷痕)마져도 사랑할 수 있는 삶이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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