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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③ - 어느 뺄셈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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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나이 60세, 남편과 아내는 동갑이었습니다. 환갑을 맞아 그런 대로 잘 살아온 60평생을 추억하고 축하하며 케익을 자르고 있었습니다. 이 때 산신령이 불쑥 나타났습니다.
“그대들은 살아오는 동안 부부싸움도 하지 않고 착하게 살았기 때문에 환갑을 맞아 한 가지씩 소원을 들어주겠다. 어서 말해 보거라”
아내는 너무 기뻐하며 “신령님! 우리는 착하게는 살았지만 너무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여행 한번 제대로 못했는데 남편과 세계여행을 하게 도와주세요.” 산신령은 아내의 말이 기특해 세계일주 여행티켓을 아내의 손에 꼭 쥐어 주었습니다.
다음에 산신령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의 소원은 무엇인고?”
그러자 남편은 엉겁결에 평소 마음속에 품고있던 말을 불쑥 해 버렸습니다.
“저는 30년쯤 어린 여자와 한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옆에 있던 아내는 남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남편에 대한 배신감은 물론이고요.
산신령은 아내의 얼굴을 한번 힐끗 쳐다 보더니 남편의 소원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순간, 펑! 소리와 함께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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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90세 노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욕심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욕심 욕구 욕망이 없다면 그는 신이거나 개념이 없는 인간으로 치부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람일 지라도 그 욕심이 지나치면 이런 결과를 가져 올지도 모릅니다.
어느 발라드 가수가 부른 노랫말처럼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잘 익은 과일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시련을 견디며 그저 묵묵히 계절에 순응하고 인내하며 겸허하게 대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인 결과물입니다.
권력자를 등에 업고 온갖 일탈을 일삼다가 몇 년을 족히 감옥에 다녀오신 어느 귀하신 분(?)이 작금 어떤 부정한 사건에 다시 연루되어 노구를 이끌고 다시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익어가는 인생이 아닌 부패해 가는 인생을 보았습니다. 그와 그의 후손들이 살아서도 죽어서도 지고 가야 할 멍에도 함께 생각해 봤습니다. 나이들수록 연륜이 묻어 나는 그런 인생, 나는 오늘도 길 위에서 그 길을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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