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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⓵ - “다시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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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멘붕에 빠져있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단 말인가?
나름 자부하는 강릉중앙고 동문인데 모처럼 글을 올렸다가 이처럼 처참하게 구겨지다니...
“내가 싸이트를 혼자의 것인 양 독점해 사용했던 것도 아니고, 내용이 저항적이거나 비판적이거나 정치적인 것도 아니고, 열려만 있고 침체된 홈피에 작은 불씨라도 지피자. 우리 일상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얘기를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일주일 또는 열흘에 한편씩만 올리자. 일년이면 365일 50여편의 글이 써지고 2년 정도 정기 게재를 하면 누가 읽어도 좋을 책 한권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시작을 했는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필자가 대단한 문필가도 아니고 딱히 이름 세 글자를 밝혀서 무엇하리, 그래서 닉네임도 A4라고 했고 잘못된 점이라면 실명으로 올리지 않은 것이 전부인데 삭제되고...또 삭제되고... 누구의 장난인가? 아니면 홈피 운영규정이라도 있어 제한사항에 저촉이 되거나, 도덕적이든 사회윤리에 반하는 그런 내용이었던가? 홈피 관리자들의 수준이 이 글을 수용할만한 것이 아니었던가? 분명 그것도 아닌 듯한데...
이런 저런 생각에 모멸감과 분노와 울화가 치밀어 다시는 이 홈피를 거들떠보지도 안으리라 했는데 마침, 운영진이 바뀌었군요. 기대감에 다시 컴백을 합니다. 다시 시작을 해 보자. 그런 생각으로 말입니다.
1960년대 초 명문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젊은이가 시골에서 헌책방을 연다고 했을 때 동네 주민들은 비웃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영국의 평범한 시골 마을 헤이온와이(Hay on wye)를 연간 5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들었습니다.
이 마을을 벤치마킹해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비슷한 마을을 조성했지만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그것은 리더가 마음에 품은 비전과 노력의 질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는 지역 주민만을 고객으로 바라보지 않고 전 세계 독자를 고객으로 상대한다는 포부를 가졌습니다. 그는 수입이 생기는 대로 좋은 책을 구하기 위해 전 세계를 헤집고 다녔으며, 오로지 좋은 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 먹혀들면서 이름난 작가들이 고객으로 찾아왔고, 마을 이름과 함께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그의 이름은 ‘부스’입니다.
그는 자기 꿈이 실현될 때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당연시했으며 역사는 결코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성공 사례를 본보기로 삼을 때에는 결과만을 모방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시작과 끝까지의 과정과 리더의 열정을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위대한 일에는 그만한 수고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운영진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그리고 구겨진 자존심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내가 하고자 했던 계획을 그대로 실천에 옮길 것입니다. 왜냐면 나는 중앙고인이기 때문입니다. 실은 이 같은 결정을 하기 까지는 오기 비슷한 감정도 한몫 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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