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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의 늦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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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5-09-19 16:10 댓글 0건 조회 1,1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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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연(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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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도는 한 줄기 바람이 되는 것이며

바람의 짓들이 삶의 짓들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또 바람이 될 고요함이 죽음이다.


인연이라는 것은
  
세상을 내려다보는 한 조각 구름이 쏟아내는 비에 젖는 일이며

구름의 짓들이 인연의 짓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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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의 늦가을

 

                       바람소리/김윤기

하늘과 산에서 이미 저물어 버린 가을,

물빛 아래로 모진 마음들이 소리 없이 침몰해 버리고

늦가을 시린 바람도 고요한 물빛 속으로 빨려들어 호수는 창백하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번뇌의 조각들은 거품에 지나지 않았다

일상의 고뇌도, 해탈의 기쁨도 그저 스쳐 간 바람처럼 여기에선 공허한 소리일 뿐

하늘의 넓고 높음도, 산들의 힘겨운 무게도, 늦가을의 고적함도

모두가 물빛 속으로 녹아들어 고요한 호수가 되어 버렸다.

이 거룩한 침묵 앞에 네 입을 열어 고요를 깨지 마라

가슴을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지 마라

그저 네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침묵에 젖어보라

 

고즈넉하여 충만한 사랑의 노래,

그 노래는 꿈속에서처럼 너를 그립게 한다

네 가슴 안에서 꽃피우고 싶은 너를 향한 그 무한한 사랑,

그 사랑을 위하여

나 또한 물빛 속으로 몸을 던져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침묵을 깨고 가슴을 열어 정결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자

흙으로 돌아갈 육체의 향연을 잠시 접어두고

맑디 맑은 혼으로 일어나

청량한 자연의 소리로 노래를 부르자.

온 누리에 봄이 돌아올 만큼 ----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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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23kim.jpg인연의 속성

곁에 있어 주어도 더욱 외로워질 내 잔인한 인연들이

하나, 둘 그리고 셋으로, 넷으로 떠올라 물결이 된다.

돌맹이 하나 던지면 동심원을 그릴 그리움이 돼 버린다.

기쁨 하나에 아픔이 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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