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화장실 휴지에서 향기가 꼭 나야 하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7-07 08:34 댓글 0건 조회 804회

본문

        화장실 휴지에서 향기가 꼭 나야 하나


  우리 주변에 일상사는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가 있다
. 평상시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것도 어느 순간에는 특별하게 다가올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생필품도 목적만 추구하면 될 것 같은데도 그 안에 새로운 아이템을 집어넣어서 가치를 향상시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인간의 발명품 중에 종이라는 것을 고안해 냈다는 것은 인류의 문명을 한 단계 레벨업시킨 획기적인 일이라 본다. 지금처럼 흔해빠진 종이도 누군가에 의해서 고안되고 발명되지 않았다면 종이와 관련된 풍요로움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종이라는 문화는 우리가 닥나무에서 한지를 추출하는 개념에서 우리나라에서 나온 것 같지만 실제 기원은 중국에 채륜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전한다.

 

  종이를 처음 만들 때에는 목적이 어떤 것을 기록하는데 쓰기 위해서 였으리라 상상을 해 본다. 근대까지 종이라 하면 한지가 주가 되었으며 쓰임새는 주로 책자를 만드는데 사용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외에 그림을 그리는 바탕의 재료 정도로 쓰였다는 것을 우리는 옛날 사람들이 남긴 그림을 통해서 보고 있다.

 

  이러던 종이가 현대에 들어오면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쓰임새가 확장이 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종이가 기록용이나 그림의 바탕 보다는 우리의 생필품으로 전환이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화장지로서의 쓰임새는 인간의 생리작용의 뒤처리용으로 긴요하게 사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배변이후 어떻게 처리했을까를 생각하면 요즘의 우리 생활은 그야말로 황제식의 뒤처리를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 나오는 화장지는 온갖 기능을 다 집어넣어서 세세한 필요성까지 갖춘 물품이 나오고 있다고 본다. 표면이 밋밋한 것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된 제품이고 최근에는 엠보싱 등을 통하여 그야말로 뒤처리의 최적의 상품을 고안해 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컬러도 은은하게 집어넣어서 인간의 감정과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시각적 기능으로도 만족을 못시킨다하여 이제는 후각을 자극하기 위하여 향수 냄새까지 집어넣은 화장지를 볼 수 있다. 물론 바쁜 사람들은 그런 것을 느낄 겨를이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다면 화장지를 뜯어서 냄새를 맡아보면 시시한 꽃향기 이상의 향기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여 매력적인 상품을 만든다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간의 생활에서 필요부분에 목적만 달성하면 되는 것이지 부수적인 기능이 무슨 대수냐 싶지만 치열한 경쟁의 구도로 가는 작금의 세상에서는 누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인간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을 만드는가가 생존과 결부된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화장지의 역사를 30~40여 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당시에 흔히 쓰였던 화장지로는 일력이라고 매롱종이 비스무리한 종이로 만든 두터운 달력이 있었다. 매일 한 장씩 찢어내는 달력이었던 만큼 하루에 한 명 정도는 해결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 종이가 좋았던 것이 다른 종이에 비해 좀 얇아서 그렇지 당시에 나온 종이 중에서는 뒤처리하기에 아주 좋았던 기억이 난다. 집에서 신문이라도 보는 경우는 호화판 뒤처리 물질로 각인이 되던 시절이었다. 집에 학생이라도 있었으면 백노지도 아닌 얇고 거무틔틔한 프린트지를 이용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이 종이의 맹점은 등사용 잉크가 엉덩이에 그대로 묻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당시에는 그런 종이이라도 쓸 수 있다는 것은 복 받은 인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로켓을 타고 달나라로 가는 세상에 과거 화장실 휴지 타령이나 하고 있는 모습에서 내 스스로가 한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아무리 좋은 화장지가 나왔다 해도 당시에 쓰였던 웃지 못 할 허름한 종이화장지의 추억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 아닐까 생각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