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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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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일전에 시골 본가에 갔었다. 그때가 4월 중순 정도 되는 어느 주말이었을 것이다. 노모가 있는 관계로 해산물을 준비해서 같이 삶아 먹은 후 뼈나 머리 부분을 들고양이에게 주려고 밖에 내 놓았다. 들고양이가 자신들이 먹을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 때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하였다. 그 사이에 동네에 사는 똥파리란 똥파리는 다 모인 것 같았다. 시커먼 똥파리가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고양이 밥 위에 새까맣게 달라 붙어 있었다.
파리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가에 대하여 궁금증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파리의 세계에서는 그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보면 어디던 날아가서 파먹는 특징이 있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 한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어디던지 날아가 파 먹는 것은 거의 본능일 것이라 생각된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농경과 생계를 위하여 한 두 마리 정도의 소를 키웠던 시절이 있었다. 시골에서는 누구나 다 소를 키웠음으로 그 먹이를 구하는 일은 수월치 않았다. 지금처럼 돈을 주고 사료를 사 먹인다면 모르지만 그 당시는 오로지 풀과 여물을 먹여서 소를 키웠다. 봄과 여름이 되면 풀이 많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 저녁 무렵까지 먹인 다음 집으로 끌고 왔던 시절이 있었다. 소가 좋아하는 풀을 먹이기 위하여 남들보다 더 깊숙한 골짜기로 끌고 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된다.
소를 몰고 아무리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다 해도 끊임없이 따라 붙는 것이 똥파리와 쇠파리인 것으로 기억된다. 쫓아도 쫓아도 끝이 없이 달라붙는 것이 똥파리의 습성인가 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깊은 산 중에 파리가 있을 것 같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어디에서 나왔는지 귀신처럼 소에게 달려와 괴롭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물에 달라붙는 위생해충 중 가장 흔한 것이 똥파리라 생각된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동물의 왕국에서 보아도 똥파리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이 나온다. 백수의 왕이라 일컫는 사자같은 동물도 한낱 똥파리로 인해서 고역을 치르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아무리 힘이 센 동물이라 하더라도 파리 같은 존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도 보여진다.
요즘 우리네 사회에서 이런 똥파리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자신의 이해관계만 생각하고 여기에 붙었다 저기에 붙었다 하는 양태를 보면서 과연 그들이 민초들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을까에 대해서 궁금해 지기까지 한다. 그들이 자신들이 살 궁리를 하는 과정에서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것은 절박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 생각하자. 하지만 그런 부류들에게 끊임없는 지지를 해 주는 개념없는 민초들은 무엇이냐 이 말씀이다. 이런 똥파리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끊임없이 지지해 주는 3류급 민초들이 있는 한 우리 정치사회가 제대로 된 길로 가기란 요원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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