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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87 – ‘돈 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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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7-11-17 14:14 댓글 4건 조회 6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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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춘천 소양대교의 아침풍경입니다.>

당신에게는 세 가지 인격이 있습니다
.
당신은 매우 친절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충고하거나 가끔씩 완고합니다.“  

얼마 전, 필자를 찾아 한국을 방문한 다섯명의 태국 친구들에게 험한 세상 다리가 되기로 하고 강릉의 동계올림픽 시설과 남이섬을 비롯해 춘천의 명소를 안내한 일이 있었는데 그들이 떠나기 전날, 한 태국인 친구가 내게 한 말입니다.

친절, 충고 또는 완고?
글쎄~~ 나는 친절하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충고하거나 완고하지는 않았는데 문화의 차이였던 걸까요? 아무튼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유교문화에 찌든 엄격한 꼰대였던 모양입니다  

짧은 여행기간이라 최대한 친절하고 디테일하게 그들의 한국생활을 돌봐줬더니 일행 중 한 중년의 여자선생님은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이렇게 묻기까지 했습니다.

“Are you a flit?” (너 바람둥이니?)
그러면서 그들 특유의 가뜩이나 넓은 코 평수를 더 넓혀가며 자기는 바람둥이를 더 좋아한대나 어쩐다나...

그런 일까지 있었음에도 같은 팀의 다른 친구에게는 부드럽지 못한 모습으로 비춰졌다니 기분이 좀 떨떠름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그들의 관습과 달리 흡연 장소를 지킬 것과 쓰레기를 거리에 함부로 버리지 못하게 하거나 늦은 밤 우범지대를 가지 못하게 한 것도 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아는 나의 세 가지 인격은 무엇일까
그들이 한국을 떠난 몇 일 뒤 나는 그 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이런 글을 보냈습니다  

나는 낭만주의자(romanticist). 박애주의자(humanist)이자 마누라 말에는 꼼짝도 못하는 페미니스트(feminist). 그리고 내 별명은 돈키호테(Don Quixote)와 쏘크라테스(Socrates)를 합성한 돈크라테스(Doncrates)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렴. 이게 나의 모습이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그렇습니다. 나는 돈크라테스입니다. 생각이 많기는 하지만 내지르기를 잘하는 돈키호테, ‘돈크라테스그럴 듯 하지 않습니까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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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태국사람 특히 여성들 두손 합장하고
"샤워딧 카~,사워디 카~"하고 
친절한 인사가 기억나는데 "..넓은 코 평수를 더 넓혀가며.." 하시니
정말 ㅋㅋ
그럴듯 합니다 "돈크라테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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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제 스스로 저의 못난 인격을 거론하다니요.
소재가 빈약하여 아무리 글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이긴 하지만 아직 멀어도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배님의 댓글을 존중하다가 보니 본문을 지울 수도 없고 아무튼 앞으로 그저 겸손을 배우며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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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A4 후배님!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본문에 전혀 태클한 게 아닙니다.
너무 제미 있고, 스릴 있어.. 후배님의 유머러스에
좀 더 보태려다 생긴 표현 부족인 것 같습니다.
정말 오해 없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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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아 아 아 아...닙니다. 선배님.
글을 써 놓고 한 참 후에 다시 읽어보니 제 자신에 대한 표현이 좀 경솔했다 싶어 그냥 저 혼자 해 본 소리입니다.
선배님께서 다신 댓글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반성하는 마음의 제 혼잣소리입니다.
제발... 정말...진정...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심려끼쳐 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