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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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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8-01-2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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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진정한 일탈(逸脫)
내 안에서
나를 가장 괴롭히던 너
너 라는 또 하나의 나
그 나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일탈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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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지켜라
예의를 지켜라
거짓말 하지말라
착하게 살아라
겸손하라
검소하라
근면하라
의리를 지켜라
체면을 지켜라
한 여자만 사랑하라 등등
해야할 것도 하지말아야할 것도
지켜야할 것도
왜 이리 많은지
내 자신의 등살에 지쳐 늙어버린
저 초라한 "나"
그간 헛되이 세월보내고
공자를 버리고 장자가 좋은 나이에
이제사
이르렸네
비로소 자유로운 내 영혼이여!
봄은 멀고
님은 나빌레
나도 나빌레
노닐 꽃동산 설경 속에 묻혀있고
두 발 돋우어 남녘을 바라보니
눈밭 머리끝에 숨어있던 장꿩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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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나는 무엇의 효시일까?
폭풍전야의 고요를 가르며 무엇을 향해 당겨진 첫 화살이었을까
그리고 누가 "나"라는 "살"을 당겼는가?
그 살은 날아가며 어떤 소리를 허공에 남겼는지
필시 그 무엇의 효시였을 나라는 존재의 가치도
결국 외마디 비명을 남기고 사라진 효시(嚆矢)에 불과했겠지
그러나 후회는 없다
그 무언가의 시작을 알리는 그 소리가 비록 단말마의 비명처럼 일순에 사라졌다해도
휘파람 소리 같았을 그 효시의 울림으로 또 하나의 새역사가 시작 되었으리니
그만하면 족하지 아니한가
그 새로운 역사의 단초가 "너"가 아닌 "나"라는 것이 얼마나 멋진 충격이냐
잊지말라 세상이여!
그 무엇의 효시였던 "나"의 깊고 그윽한 애호성(哀號聲)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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