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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92 - ‘치앙라이로 가는 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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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8-01-19 17:37 댓글 0건 조회 9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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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치앙마이를 떠나 최종목적지 치앙라이행 버스를 탄 것은 치앙마이 도착 이틀 후 아침이었습니다  

그녀와 함께 했던 22일 42시간의 행적에 대해서는 궁굼하시겠지만  밀봉을 해서 저만 볼수있는 다이어리에 잠시 넣어 두어야하겠습니다. 다만 낮선 이국땅에서 예기치 못했던 기분 좋은 사건들이 있었고, 뭐라고 쓰기는 해야겠는데 몽환을 걸은듯 마땅히 표현을 할 길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선입견과는 달리 매우 서구적인 사고를 가졌으며, 배려심이 깊었고, 센스와 절제력을 가진 여성이었습니다. 워낙 계획적이라고 느낄만큼 세심하게 케어를 하는 바람에 나는 그녀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묻기 까지 했습니다.
'너 혹시 태국에 상주하는 북한공작원이 아니니?"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가는 항공편이 있었지만 태국의 풍광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버스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12월의 태국은 겨울로 막 접어드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야자수 잎들이 햇살에 빛나고 있었고 너른 들판과 푸른 산들은 우리나라의 한여름 풍경처럼 정겹게 다가왔습니다  

치앙라이에 도착을 하고 부터는 공식적인 단체미팅이 기다리고 있기에 그녀와 둘만의 시간을 갖기 어렵습니다. 정기노선임에도 관광국가 답게 버스는 2층 리무진이었는데 매우 안락했습니다. 그 편안함 속에서 온갖 어휘를 다 끄집어 내어 마지막 아쉬움을 달래며 3시간여 만에 치앙라이시의 버스공용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저녁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서둘러 직장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를 마중 나올 호스트 프랜드의 눈에 비치면 곤란해진다는 이유였습니다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치앙라이 공용버스터미널은 장터처럼 사람들로 붐볐고, 그녀의 당부대로 도착 30여분이 지나 나의 호스트 친구에게 전화를 걸자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던 그 친구는 한국을 방문했던 동료들을 마치 경호원처럼 거느리고 헐레벌떡 마중을 나왔습니다.  

이역만리, 그들이 꿈의 나라라고까지 부르는 한국에서 그것도 자매도시에서 온 손님에게 그들은 분에 넘치게 친절했고 안내를 해준 나의 숙소는 헐~~ 과거 왕족들이 휴양처로 사용했다는 가든형 호텔이었습니다.

집을 짓고 숲과 연못을 만든 것이 아니라 큰 연못이 있는 숲속에 집을 지었다는 설명을 듣고, 잘 정돈된 호텔 내부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그들의 인사법 합장으로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컵프라 쿤크랍!”   

그런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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