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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11-13 19:11 댓글 0건 조회 8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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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는 원초적 본능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것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곳이 점쟁이나 철학관일 것이다. 타인의 길흉화복을 볼 수 있는 신통한 능력이 있는 자들에게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데다보기 위해서 방문을 한다고 본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이런 곳이 성황을 이루는 것을 보면 인간이 가지는 내면의 세계를 다 채워줄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본다. 과학이 인간의 내면세계나 심리적인 세계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무진장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인간 개개인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경지까지는 도달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통념의 과학 레벨을 넘어서 이제는 인공지능의 세상이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제 인간의 지능한계를 넘어 유추의 세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에다가 많은 인간의 인생스토리를 집어넣어 돌린다면 객관적인 데이터도 생산될 것이라 본다. 지금도 유원지에 가면 손금을 보아주는 컴퓨터도 보이긴 보이는데 신뢰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연스럽게 지폐 투입구에 돈이 들어가면서 자신의 손바닥이 감지센서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자신들의 미래를 미리 보고 싶어 할 것인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불확실한 미래를 좀 더 확실하게 알고 덤비면 시행착오를 좀 덜 겪고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 때문일까, 아니면 현실이 너무 힘든 관계로 미래의 자신에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강렬한 욕망 때문일까?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점집을 들락날락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숨은 애환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점집에 많이 가는 사람들은 현실의 절박함이 강할수록 크지 않을까 싶다. 내부터라도 현실의 어려운 환경이 언제 벗어질 것인가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본다. 이런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곳은 현재 존재하는 많은 대상 중에서 점집일 것이다.

 

   점은 인생의 어느 시점부터 보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길 것이다. 어쩌면 태어나면서부터 출발하지 않을까 싶다. 태몽도 일종의 점과 연관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지방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이율곡도 태몽이 좋아서 승승장구를 한 것처럼 기술된 경우도 보아오지 않았던가? 사주팔자는 또 어떤가. 사주는 태어나는 순간을 기점으로 한 인간의 운명의 얼개를 살펴보는 일종의 인생예언이자 점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간다.

 

  사주팔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와 관련된 전래 이야기 하나를 소개해주고자 한다. 옛날 모 마을에 동시에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사주팔자는 태어난 생시를 기준을 하는 바, 지나가던 예언가가 오늘 이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가 나중에 큰 인물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두 명 다 이 이야기를 철석처럼 믿고 성장을 하게 된다. 한 아이는 그 예언자가 큰 인물이 될 것이라 말했음으로 언젠가는 그렇게 되리라 생각만 하고 그 언젠가를 기다리기만 하였다. 반면 한 날 한시에 태어난 다른 아이는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인식하고 학문에 전념했다고 한다. 훗날 두 사람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으니, 그냥 세월을 까먹은 아이는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갔고 나머지 아이는 그야말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이야기이다. 운명은 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준비와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는 용한 점집들이 너무나 많다. 대명천지 이렇게 밝은 세상에 누가 점집의 문을 두드리랴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복채를 들고 점 짐 문지방을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는 한 점집은 더 많아질 것이고 점을 통하여 인간의 미래를 봐주는 사람들은 더 많이 나오리라 본다.

 

   인간은 누구나 다 미약한 존재인 것이다. 불교에서 빌려온 단어로 표현한다면 우리네 인생은 찰나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짧은 순간을 살면서도 그 순간 중에 미래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자 욕망이 아닐 수 없다. 앞날을 미리 알고 준비를 한다면 더 낳은 삶이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점집에 가서 우리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헤아려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그깟 복채 몇 만원이 대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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