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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불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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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10-24 17:14 댓글 0건 조회 7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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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아 불지마라.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과 형형색색의 단풍이 한반도 중부지방을 환상적으로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 매년 이맘때면 당연히 우리의 산하는 단풍으로 뒤덮여 지는 것이 자연스러운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더더욱 아름다움 이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인간이 아무리 용을 쓴다하더라도 자연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의 발 뒤꿈치도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단풍은 인간의 눈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서 온 선물은 아니라 본다. 글자 그대로 자연인 것이다. 인간은 이런 자연현상에 감동을 하는 생명체에 한 부류일 뿐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자연현상을 매년 봄으로서 당연한 현상으로 지나칠 수 있을는지 모르나 이런 대 향연을 그냥 보낸다는 것도 너무 건조한 생각인지도 모른다.

 

   월동을 해야 하는 식물들의 대부분은 낙엽을 지우게 된다. 낙엽이 되기 전이 단풍 단계인 것이다. 단풍이 든다는 것은 인간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과정이 아니라 식물체내의 엽록소가 안토시아닌이나 카로티노이드 색소로 변한 것이라 한다. 이 색소의 절묘한 조화가 인간의 눈에는 형형색색의 색체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식물체가 겨울을 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잎을 떨궈야 하는데 엽록체 상태로는 그 작업을 하기 어렵기에 단풍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식물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단풍은 월동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과정에 한 부분이라 보면 될 것이다.

 

   날씨와 단풍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우중충한 날씨로만 연속된 경우 단풍의 색깔이 선명치 못하다고 한다. 식물에 잎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면서 식물 생육 한계치에 도달한 기온이 밤낮의 온도차가 심하게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단풍이 들 수 있는 선결조건은 한여름의 땡볕에다가 가을에 적당한 비와 일조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가을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자주 오면 단풍색깔을 내는 색소의 발현이 그만큼 줄어들어 선명한 단풍을 만들기 어렵다고 한다.

 

   단풍은 인간의 눈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하여 발현되는 현상은 아닌 것으로 입증이 되었다. 겨울을 나야하는 식물들은 나무줄기나 뿌리에 양분을 농축시켜 겨울에 얼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과정의 한 단계에 있다고 본다.

 

   인간은 자연과 떨어져 살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자연이 전체이고 인간은 그 자연 속에 있는 하나의 조그마한 생명체에 불과한 것이다. 자연의 극히 일부밖에 안 되는 인간이 자연을 망가뜨리는 것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이다. 언젠가는 인간이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자연은 복원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실로 돌아와 보면 인간은 이성과 감성이 있는 관계로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존재다 보니 나름대로 평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자연은 순리대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한여름 땡볕이 한없이 이어지지 않듯 아름답던 단풍도 어느 순간에는 낙엽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질 것이다. 인간의 마음으로서는 오래오래 동안 두고 보고 싶어도 자연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낙엽 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노릇이고 보면 인간의 존재는 한없이 작아 보이기도 한다.

 

   낙엽을 강제로 떨구는 단초는 나무들 스스로에게 있다. 단풍이 지고 어느 정도 지나면 목질부와 엽병을 이어주는 부분에 떨켜라는 것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낙엽이 지게 된다. 단풍이 진 후 낙엽으로 떨어지는 두 번째 큰 요인으로는 비바람이 있을 것이다. 단풍이지지 않은 싱싱한 나뭇잎도 강한 바람에 배기지 못하고 잎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물며 잎과 줄기가 간들간들하게 겨우 붙어 있는 상태에서 불어오는 세찬 비바람은 낙엽을 떨구는 견인차 역할을 하리라 본다. 이렇듯 비바람 같은 외부 충격만 없어도 단풍은 더 오랫동안 인간의 눈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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