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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커피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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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커피 축제
먹는 것 만큼 진솔한 게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며칠을 굶기 위해서 며칠분의 밥을 한 번에 먹을 수 없는 일이고, 먹지 않고 며칠을 버틴다는 것도 특별한 일이 아닌 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 본다. 인간으로 태어나 죽을 때 까지 먹는다는 것 만큼 중요시 되는 부분도 없으리라 본다. 어쩌면 삶 자체가 먹음과 상통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다.
먹거리 축제가 요새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필자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자 어제 오후 마누라와 함께 축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들리는 이야기로 주차시설이 충분치 않아 애로사항이 있다길래 경포 호수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책 겸 걸어서 행사장까지 갔다. 며칠간 궂은 날씨를 벗어 던진터인지 하늘도 깨끗하고 땅에도 먼지가 나지 않아 한층 더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실제 본 행사의 주차장은 협소하였을는지 모르지만 주변에 주차장을 이용하면 조금은 불편할는지 모르겠지만 그런대로 행사장으로 진입하는데 큰 문제가 없으리라 본다.
어디고 간에 축제장으로 가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이 차가 밀린다는 것과 주차시설의 협소로 인한 불편함이라 본다. 그렇다고 옛날처럼 걸어서 다니는 시대가 아니다 보니 남이야 어찌되던 모두 차를 끌고 행사장으로 가는 터에 더더욱 차는 밀리고 주차공간을 찾기란 어려워지는 일이 발생된다. 화급을 다툴 정도로 바쁜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축제장으로 가는 사람들은 적어도 시간적인 여유는 있을 것이라 생각되다. 축제장 옆에 있는 주차공간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이동을 하면 아름다운 주변 환경도 즐길 겸 대자연의 바람도 맞을 수 있는 기회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전국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대부분은 테마(주제)가 있게 돼 있다. 그 테마 중에 재미있는 것으로 반딧불이나 나비, 배꼽, 바퀴 같은 것을 소재로 하는 것부터 우리가 생각지도 않은 주제를 바탕으로 열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인간의 관심을 가질만한 대상을 무대에 올려놓으면 축제가 되는 시대에 돌입했다고 본다. 이렇게 많은 대상으로 축제를 열 수 있다는 것은 그 축제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축제를 하는 목적은 그 고장의 문화나 생산물을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편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지자체마다 우후죽순 식으로 축제가 난립하다보니 투자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축제 유용성에 대하여 비판을 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자체 장으로서는 자신의 입지를 더 넓히고 치적을 쌓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축제의 장을 더 많이 만들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적은 돈을 들이고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봄직한 일이라 본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줄 수 있는 축제가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보니 많은 축제들이 인간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영역에 테마를 중심으로 계획하고 연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오감 중에서 인간의 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분야가 먹거리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먹거리는 보통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사과의 주 생산지에서는 사과축제가 인삼이 많이 나는 곳은 인삼축제, 한우가 많이 생산되는 곳은 한우축제, 좋은 쌀이 많이 생산되는 곳은 쌀 축제, 고등어가 많은 곳은 고등어축제 등의 명목으로 진행이 되리라 본다.
커피 원두는 강릉에서 생산이 안 된다. 아니 생산하고 싶어도 그 비용이 워낙 많이 들기에 생산할 가치조차 느끼지 않으리라 본다. 경제적 재배로 인한 원두 한 톨 생산 안 되는 고장에서 커피 축제가 열린다는 것도 하나의 모험이자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강릉사람들이 옛날부터 커피를 즐겨마셨냐 하면 그런 기록이나 역사도 정확하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강릉에서 커피축제가 열릴 만큼 커피의 소비고장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커피의 역사까지 거론하기에는 좀 그렇습니다만 강릉이 커피의 고장이 되기까지 많은 역할을 하신 분들이 있었다고 한다. 전인미답의 경지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커피축제도 성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물론 강릉이 커피의 도시로 각광을 받을 만한 원초적인 여건이 있었다는 것도 커피도시가 된 동인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강릉의 경제는 관광산업을 떠나서는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고 본다. 관광에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먹거리는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좋은 곳이 있다하여도 먹거리가 신통치 않으면 일류 관광지로서 명성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커피는 1차 먹거리는 아니지만 2차 먹거리로서 훌륭한 대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미국의 리더십의 이론가 켄블랜차드가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강릉 커피축제의 열기는 주차장에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녹색도시체험센터 입구를 중심으로 100여 미터 정도 만 벗어난 도로에 주차공간을 볼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몇 백 미터 이상은 족히 벗어나야 공간을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감동받고 동참하는 것이 성공적인 축제의 장면이 아닐까 싶다. 이번 축제가 9회를 맞이하면서 그간에 미흡하고 소홀했던 부분을 보강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를 시켜온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부스의 배치에서도 작년과 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구역별로 주제를 비교적 명확히 끊어 주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된 것 같았다. 메인 건물 안에서의 시음 및 체험, 차량을 이용한 먹거리 코너, 컨테이너를 이용한 부스, 몽골텐트를 이용한 소규모 전시 및 체험코너 등으로 나눔으로서 보는 사람들도 구역별로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관람과 체험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하여 구역을 나눔으로서 관람객들이 머물고 싶어하는 곳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인상깊은 기억을 심어주는데 주효했으리라 본다.
관람객들의 휴식을 위해서 부스를 중심으로 중앙에 공간을 마련하고 파라솔과 의자를 배치한 것도 의미 있었던 것 같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체험과 관람을 하는 과정에서 피로함을 잠시나마 달래줄 수 있는 공간은 필요하리라 본다. 그것도 중앙 공간에 배치했다는 것은 휴식의 개념을 우선적으로 두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계기도 되었을 것이다.
이미 고정된 환경에서 행사를 치르다보니 각종 부스나 공연장 등의 배치에 있어서 최적화를 시키기가 곤란한 점도 없지 않았으리라 본다. 처음 녹색도시 체험센터를 세울 때 실 내외 공간을 축제의 장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가변성있게 행사를 치르는데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간다. 건물 동편 정원공간도 적절히 활용하여 휴식 및 축제의 유효한 공간으로 활용한 것도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솔밭을 백그라운드로 해서 꾸며진 정원과 코스모스 밭이 어루어져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공사가 완공되지 않은 모습도 보였으나 모든 것이 안정화되고 정원이 안정화되면 훨씬 더 품위있는 공간으로 탈바꿈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도로와 주차장은 어떤 축제에 있어서도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할 영역이라 본다. 아무리 잘 갖추어 놓아도 집중적으로 관람객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모두에게 만족시켜 줄 수 없으리라 본다. 다행이 이쪽은 허균생가 주차장과 올림픽경기장 근처 주차장, 경포호수 근처 주차장이 확보되어 있어 분산의 효과는 있었으나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스러운 주차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
본론이 문제이다. 커피축제에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커피 자체일 것이다. 이 축제에 오시는 분들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리라 본다. 커피 매니어도 있을 것이고, 커피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커피문화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아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커피숍을 운영하는데 팁이 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하여, 아니면 할 일이 없어서 시간때우기 식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성향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공통분모를 찾아 주는 것은 더 중요하리라 본다.
커피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예전에 봉지커피나 자판기 커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본다. 가공이 많이 된 커피, 커피 이외에 우유나 설탕 등이 획일적으로 들어있는 커피 등은 점점 뒤켠으로 밀려가는 느낌을 받는다. 커피 문화가 변화되는 변곡점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에 대하여 좀 더 알고 싶어한다. 물론 인터넷이라던가 귀동냥으로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축제를 통하여 직접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욕구가 크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지도 모른다.
하나를 알면 또 다른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이것을 충족시켜 주었을 때 만족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돼 있다. 각양각색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그 근처에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은 필요하리라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지만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커피 매니어들에게 만족이라는 결과를 줄 것인가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커피 원두 자체가 거의 생산이 되지 않는 나라이다. 그렇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매니어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매니어들은 그냥 맛 좋은 커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커피의 속내까지 알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커피는 그냥 마시던 문화에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문화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양하고 수준높은 커피 매니어들의 입맛을 다 맞추어 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그 근처에 가까이에 가는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본다.
무수히 많은 커피 문화가 나오고 있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영역에서 커피의 맛과 멋을 창출하기 위하여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커피문화야 말로 그냥 먹거리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문화와 함께 이윤추구의 수단으로서 역할도 하리라 본다.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커피 축제는 우리나라 커피 문화를 리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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