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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그렇게 살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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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best42 작성일 2018-04-24 09:10 댓글 1건 조회 66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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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만 주택을 짓고 살아봐야지

햇볕 잘드는 야트막한 언덕을 골라

마당을 주택보다 더 넓게 설계를 해야지

한쪽엔 양수펌프를 설치해서

흙일 하다가 도랑가에 발 씻듯 고무신 뽀두둥 소리도 내야지

 

괭이랑 삽이랑 쓰던대로 널브러 뜨려 놓자

사는게 정석이 어딨어 사는대로 사는게지

 

마당가엔 철사줄로 두줄 길게 이어놓자

미역이 앞바다에 지천이니 주워다 말리면 돈이야


마당 한편에 소채를 심어 상추며 고추를 따먹고
남은 한쪽으론 꽃밭을 만들어
채송화는 앞줄에 다알리아는 가운데
맨 뒤엔 장미를 심어야 겠다


송판냄새 칼칼한 윤끼나는 목재로

서른평은 너무크니 스무평만 잡고

방 한 개에 거실을 더 크게짓자

거실 한쪽엔 책상도 놓자,가끔 글도 써야하니


여름밤 모기무는 밤 멍석깔아 자리 만들어
호박잎에 삶은 감자 된장발라 한입
당신 먼저 먹어 입에 넣어주고
난 나중에 먹어도 돼...그래도 한입 먹어봐

새벽별이 참 곱네? 우리 쌔쌔쌔 할까?
늙어 아이들이 된다더니 우리가 그짝이지?

그러다 그러다 잠이 오면
오동통한 당신 가슴을 파고드는것도 괜찮을거야

당신 생각해주는이 내 밖에 없고
나 생각해 주는이 당신밖에 없고....
한 여름밤이 정다운날을 만들어 봐야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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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글이 참 맛깔납니다.
어디 가셨다가 이제야 나타나셨는지요?
새로운 필진이 되어주심에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자주 자주 나타나셔서
지치도록 무더운 날에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시고
매섭게 추운 날에는 가슴을 덥히는 화롯불이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