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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이야기(168) .. 왕발(王勃)의 등왕각서 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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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양 작성일 2016-09-25 20:32 댓글 2건 조회 1,7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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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의암호, 흰 새 한마리 나르는 장면 한 시간정도 기다리다 겨우 찍었다. 그런데 별로다.

    중국 남부에 동정호(洞庭湖)라는 넓은 호수가 있다. 이 북쪽은 호북성(湖北省)으로
    남쪽은 호남성(湖南省0으로 갈리는데 경치가 좋으니 유명한 루정(樓亭)이 많다.
    중국의 삼대누정은 호북성 무한시 황학루(黃鶴樓), 호남성 악양시 악양루(岳陽樓),
    그리고 강서성 남창시 등왕각(滕王閣)이라 하는데 그중 등왕각에는 왕발(王勃)의
    등왕각서문(滕王閣序文)이 남아있어 가장 유명한 루각으로 일려지고 있다.

    당나러 고조(高祖, 李淵)가 자기 아들(원영)을 등왕(滕王)으로 봉작하였는데 그후
    20여년이 지난후 홍주도독이 등왕각을 중수하고 문인들을 불러 연회를 베풀면서
    자기 사위에게 서문(序文)을 짓도록 연습까지 시켰는데 지나가던 20세 중반의
    왕발(王勃 : 650~676)이 자기가 서문을 직겠다니 언짢은 표정으로 지필묵을 준다.

    이에 왕발이 거침없이 글을 지슨데 등왕각에서 보이는 경치를 .. 落霞與孤鶩齊飛
    秋水共長天一色(낙하여고목제비 추수공장천일색 - 떨어지는 안개와 따오기 한 마리
    함께 날고/ 가을 물은 하늘과 같은 색이로다)에 이르러 홍주도독(염백서)이 감탄해
    마지 않으며 글을 마주 지으라 한다. 이에 서문에 칠언율시 한 수를 붙여 끝맺는다.
           滕王高閣臨江渚 [등왕고각임강저]  등왕고각은 강 언덕에 있으나
           佩玉鳴鑾罷歌舞 [패옥명란파가무]  요란한 가무는 그친지 오래다.
           畵棟朝飛南浦雲 [화동조비남포운]  아침이면 단청기둥을 도는 남포의 구름
           珠簾暮捲西山雨 [주렴모권서산우]  저녁이면 주렴밖에 흩뿌리는 서산의 비
           閑雲潭影日悠悠 [한운담영일유유]  한가한 구름 물속에 잠기고 해는 유유한데
           物換星移幾度秋 [물환성이기도추]  만물의 변화와 세월의 흐름이 얼마나 되었나
           閣中帝子今何在 [각중제자금하재]  누각에 있던 황제의 아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檻外長江空自流 [함외장강공자류]  난간밖의 장강만 하염없이 흘러 가누나.

   세째, 네째줄의 대련(對聯)의 표현이 뛰어났다. 등왕각이 장강(長江)의 지류에 있다고
   한다. 등왕각은 여전히 아름답고 長江은 유유히 흐르는데 그 등왕각을 지은 황제(李淵)의
   아들은 이미 고인이 되었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시에 표현했다.   - 王孫歸不歸라. -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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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너무 일찍 요절한 천재시인 왕발의
"落霞與孤鶩齊飛 秋水共長天一色(낙하여고목제비 추수공장천일색
- 떨어지는 안개와 따오기 한 마리 함께 날고
/ 가을 물은 하늘과 같은 색이로다)" 에 맞추려고
의암호를 1시간동안 지키고 있었을 사진작가님이 상상이 됩니다!

누가 그러던데~
"호숫가에 살면 자칫 우울증에 걸린다"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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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양님의 댓글

세양 작성일

실제로 이런 시집을 만들고 싶었는데..
카메라가 없던 옛 사람들은 붓으로 경치를 그리고
그 여백에 시 한수를 적으니 운치가 있었으리.
그러니 안견(安堅)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에는 안평대군의 제서와 시,
당대 명사 20여명의 찬문(撰文)이 들어있는 보물중의 보물이라니...
이제 경치나 사회풍물을 사진촬영하여 넣고 漢詩 한 수씩 넣어 시집을
만들고 싶은데 .. 생각만 하고 실천이 안되니 인생의 가을 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