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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⑫ - ‘膳 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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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줄이 없는 남편의 회중시계 줄을 사주기 위해 남편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황금같이 빛나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고 집에 돌아온 날, 남편은 아내의 아름다운 머리를 빗겨줄 머리빗을 사주기 위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회중시계를 팔고 돌아와 서로 껴안고 한없이 울었다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오 헨리의 소설 ‘賢者의 膳物’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주말에 주례를 서면서 막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신랑 신부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나이가 차 결혼은 해야겠고, 준비된 것이 적어 예물교환을 생략한 채 소박하고도 작은결혼식을 올리는 이들 커플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주례사는 어떤 것일까? 하고 고민 끝에 이 이야기가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나는 주례로서 (사랑하지만 가난한) 그대들에게 이 이야기를 선물한다. 신랑에게 가장 소중한 예물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장 가까이 있는 아내가 될 사람이고, 신부 역시 지금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 될 사람만큼 소중한 예물은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나도 그들에게서 기꺼이 선물을 받았습니다. 말 끝나기 무섭게 서로 눈빛을 마주하며 해맑게 웃는 그들에게서 내가 받은 선물은 오랜만에 맛보는 뿌듯함이었습니다.
때론 싸우고 볶더라도 당신의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만큼 소중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아내가 선물 사러가는 기미가 보이거든 붙잡아 앉혀놓고 좀 닭살스럽더라도 “지금까지 곁에 있어 준 당신이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네” 라고 말해보십시오. 유난하게 오래 샤워를 하는 아내의 모습과 반찬이 달라지는 역사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아내로부터 비**라를 선물 받기로 했다고요?
어이쿠! 궁극적으로 누구 좋으라고 선물하는 *아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붙잡지 말고 슬그머니 그냥 보내주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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