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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국에 밥 발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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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9-06-04 17:12 댓글 0건 조회 6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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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국에 밥 말아 먹고


혹자는 인생의 즐거움을 먹는 것으로 계상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이 느끼는 기본 감각이 오감에서 가장 강렬한 영역이 미각일 것이다.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 먹지 않으면 곧 죽음으로 가는 길이 될 터이니까 먹는 것 만큼 중요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해서 우리 주변에서 먹는 것을 중심으로 일어난 산업이 만만치 않음을 볼 수 있다.

인류가 이 지구상에 존재한 한 먹는 것은 영속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결국 먹거리는 인간의 종말이 되지 않는 한 계속될 수 있는 무한한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먹거리의 변천사는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 동물에서 포유류 같은 경우 에미의 젖으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는데 인간 또한 그 범주에 속하고 있다.

이유기를 지나면서 소화도 잘 되고 위에 부담도 적은 음식으로 순화를 시켜나간다.

이런 시절이 지나면 그 다음부터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는 음식으로 삶을 꾸려갈 것이다.

 

음식은 그 지역에서 나오는 농수축산물이 기본 바탕을 이룰 것이다.

농업지역에서는 농산물을 중심으로 축산지역에서는 축산식품을 주로, 바닷가에서는 수산물을 아무래도 많이 접하게 되리라 본다.

어떤 곳에서 태어나 자랐느냐에 따라 음식의 선호도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다.

같은 국가에서도 지역에 따라 음식문화가 다른 것은 물론 시대에 따라서도 음식의 유형과 종류는 변해가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잘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은 쌀을 중심으로 밥 문화가 발달했다.

밋밋한 밥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 부수적으로 밥에 어울리는 반찬이 수반되게 된다.

우리나라의 반찬문화의 큰 축은 김치와 된장 그룹이 아닐까 싶다.

이 두 축을 중심으로 반찬문화가 발달되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던 것이 서양 음식문화가 물밀 듯 들어오면서 전 세계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시대에 들어왔다고 본다.

예전에는 들어 보지도 못했던 음식들이 이제는 우리의 식탁에 버젓이 올라와 주인행세를 하는 음식도 있으리라 본다.

이러다 보니 세대에 따라 음식의 선호도도 좀 달라지는 듯 한 느낌이 강하게 온다.

 

소위말해 재래식의 음식은 외국에서 밀려온 다국적 음식에 밀리는 듯 한 인상이 들어간다.

김치는 너무 한국적 냄새가 많이 나서 젊은 사람들의 선호도에서 멀어지고 된장과 간장은 마요네즈나 국적불명의 소스에 밀리는 상황이다.

우리 음식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밥보다는 서양 사람들이 선호하는 빵쪼가리로 축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국에 나가보면 꼭 한국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집 안에서는 외국 음식을 크게 거부하지 않다가도 해외에 나가면 한국 음식타령을 하는 대표적 사례라 본다.

음식 애국심이라 해야 할는지 아니면 음식 어깃장이라 해야 할는지는 모르지만 음식에 관한 한 우리 것과 외국 것이 공존하면서 헤게모니 싸움을 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음식의 종류를 가지고 따진다면 단연 뷔페식이 압권을 차지할 것이다.

잘 못 먹던 시절에 이런 뷔페식 식단을 받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식탐이 발동했지만 이제는 그 정도는 벗어났다고 본다.

그런 식당에 갔다 와서 푸짐하게 잘 먹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음식의 량이나 종류는 만만치 않지만 뭔가 한 켠에 허전함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뷔페식당에 산해진미가 산처럼 쌓였다 하여도 결국 집에서 먹는 김치와 된장국에 더 정이 더 가는 게 현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치 국에 밥 말아 먹는 세상이 아예 더 배짱이 편한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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