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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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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단파파 작성일 2018-08-03 10:09 댓글 3건 조회 6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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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무지 덥다.
어제 강원도 홍천이 41° C라 하고 전국 곳곳이 40° C 넘는다니 목욕탕 물속 온도 아닌가!
어쩌랴, 다 지나가리라. 내 블로그 포스트 중 납량 이야기 건 없을까 찾다가
2011,7/24 자에 실린 "유령은 있는가?"를 옮겨본다.


꽤 지난 얘기이나 지금까지도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궁금증이 안 풀리는 게 있다.

친한 친구와 차량으로 약 한 시간 30분쯤 가서 다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산나물을 하던 때 얘기다. 6월 초였으리라. 차를 세워 두는 곳은 화전민으로 보이는 독농가 한 집만 있는데 나이 드신 두 부부만 살고 있었다.

그 집에서 걸어서 약 15분쯤 산골짜기로 들어가면 두개로 갈라지는 계곡이 있다.

우리가 늘 왼쪽 계곡을 택하는 것은 사람들 발길이 나 있기 때문이고 오른쪽으로는 별 관심도 없었다. 산나물 산행을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단 현지에 가면 각자 헤어져서 나물 채취를 하고 몇 시까지 어디에서 만나자면 된다. 많이 하고 적게 하고는 각자 능력이다.

 

그날 아침 7시쯤 현지에 도착하였다. 12시까지 갈라지는 그 계곡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헤어졌다가 내가 내려왔을 때는 내 친구는 이미 내려와서 그 작은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벌써 내려온 거야?"

"응. 한 20분 됐어... 그런데 말이야. 이 안에 집이 있나 봐." 자못 궁금함을 참고 있다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되묻는 표정이었다.

"그럴 리가. 길도 없잖아. 그런데 왜?"

"조금 전 어떤 아주머니가 아기를 업고 5~6살쯤 되는 사내아이 앞세우고 걸어가던데!"

"에이 잘못 봤겠지. 신발은 뭐 신었어?"

"고무신, 검정 고무신. 아까는 별생각 없이 보았는데 지금 기분이 좀.."

 "그러지 말고 우리 한번 들어가 보자. 집이 있는지 찾아 보면 될 거 아냐."

 그래서 우리는 나물 배낭을 그 자리에 놓고 오른쪽 계곡으로 한참 집을 찾아 들어갔다.

아 그런데, 길인 듯 한데 풀이 자라 길이 아니었고, 밭인듯한데 너무 오래된 묵밭엔 잡초만 무성했고,  집터로 보이는 곳엔 잡목이 자라 호랑이 새끼칠 것 같은데, 과연 그 아주머니와 아이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우리 둘은 눈으로만 말하고 그곳을 빠져나오는데 숨소리조차도 무겁게 느껴졌다.

아직도 그 생각만 나면 스산한 바람을 느낀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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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그곳이 어딘지 구체적으로 ---
확인차 방문해 볼까 싶어서지요
두 분께서 무사히 귀가하신 것도 귀신의 도움이 아니였나 싶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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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연2님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

한번 더 찾아보지 그랬어요.
산넘어 마을이라도 있지 않을까요?
산속에 사는 사람들의 지혜는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는걸 느껴본적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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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만약 귀신이 없다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는 누가 들었을까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