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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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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8-10-27 18:12 댓글 4건 조회 8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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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晩秋)


너를 향한 내 그리움
깊고 깊어 미안하다

바람이 차다

적막한 시간을 품고
너를 맞으면
쓰러질 듯 가물대는 고요
자재암(自在庵) 돌담 아래로
낙엽이 진다.
뒹굴어 다니는 저 무애(無碍)
매여있던 가지 끝에서
비로소 헐벗은 초라한 몸뚱어리
무게를 버리고 누리는
아찔한
저 가볍고 가벼운 자유
서럽고 서러워 
아린
저 해탈(解脫)
무심(無心)히 저물어
정말 미안하다.

*** 자제암(自在庵) - 동두천 소요산에 있는 원효대사가 창건한 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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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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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만남의 우연보다 이별의 필연이
더 아름답다고 우기는 그런 숙맥(菽麥) 같은 남자도 
'가을남자'가 아닐런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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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청춘을 보냈다면 이제는
체념을 진지하게 삭히면 보내는 하루 하루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이 계절 내낸 가을 남자로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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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비로서 헐벗은 초라한 몸뚱어리
무게를 버리고 누리는
아찔한
저 가볍고 가벼운 자유
서럽고 서러워......미안하다."
가을의 납엽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시인님의 마음이 녹아있는 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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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윤회에 대한 확신도 없고
생리적 해탈은 있어도
희열을 느낄만한 정신적 해탈감은 요원하기만 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