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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107 – ‘알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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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8-09-07 14:34 댓글 2건 조회 8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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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IQ는 세 자리 숫자였는데 산수가 수학으로 교과목 이름이 바뀐 이후부터 자력으로 수학점수를 60점 이상을 맞아본 적이 없습니다. 최고 72점을 맞은 적이 있은데 그것은 순전히 시험 때 옆 친구를 잘 만난 덕분이었습니다. 커닝이든 말든 얼마나 감격스러웠으면 지금도 그 점수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학을 잘했더라면 아마 지금쯤 남들이 선망하는 꽤 괜찮은 자리하나 꿰차고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인생은 지극히 겸손했을 것이라는데 까지 생각이 미칩니다. 그것은 단순히 수학을 잘해서가 아니라 나름 인생설계에서 있어 수학을 바탕으로 한 통계에 대한 개념이 지금보다 훨씬 명확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정책의 고용과 소득에 대한 파급효과를 두고 벌어진 논쟁은 애먼 통계청장을 교체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녀는 진보 개혁성향의 경제학자 출신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통계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오지 못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통계관련 설문조사에 설렁 설렁 응대하는 우리국민들의 잘못된 의식도 한몫을 했을 것입니다. 반면 세계의 학계에서 일본은 통계가 명확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정직하고 정확한 통계가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이끌어냈다는 설은 설이 아닌 정설입니다  

통계는 국가경제나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입니다. 우리나라 통계는 그동안 권력의 거짓말을 정당화하는데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그리하여 불신을 자초했습니다.

이번 통계청장의 교체가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통계로 팽()당한 것이 아니었기를 바라지만 왠지 뒤끝이 찝찝한 것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다만 각종 사회현상이 잘못 숫자로 표현되는 순간부터 경제는 물론 사회전반에 얼마나 큰 오류와 혼란을 불러오는지 깊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역사나 개개인의 인생이나 올바른 통계인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겠다고 이 글을 쓰면서 비로소 절감하면서, 지금이라도 살아오면서 땟국처럼 달라붙어있는 비계량적 과장과 허세, 위선과 가식을 포함해 소유한 사물의 계량적 거품을 걷어내고 알몸이 한번 되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명확한 통계는 비로소 국가를 건강하게 만들고 개인의 인생 역시 더 겸손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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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최 교수 수학 점수가 좋았으면 아마도 이런 글 못씁니다.
쓰시는 글마다 툭 던지는 첫 글에서 자력에 끌리듯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 하는, 그래서 목표에 스트라이크 던지는 글솜씨는 
수학 공부에서 나오는 건 결코 아니지요.
단숨에 읽게 하는 이 맛깔스러운 글이 참 좋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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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오랫만에 찾아온 친구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하루를 보내고
맛깔스렁 후배님의 글을 읽는 기쁨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