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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흙 염소 사육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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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오락 작성일 2019-04-30 01:32 댓글 2건 조회 76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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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흙 염소 사육 이야기

작년 여름 집 앞 텃밭에 풀이무성하게 자라나 아내와 나는 설익은 초보농부로서 왕성하게 자라던 잡초를 감당하기에 힘이 역부족했다.

궁리 끝에 아내가 동네에 나가 프로 농부들에게서 자문을 구하였더니 ‘흙 염소를 기르면 밭에 풀을 깨끗이 먹어버린다’ 라고 조언을 받았다. 흙 염소는 잡식성이라 못 먹는 풀이 없고 저절로 잘 자라 사육이 간편하여 기르기가 싶다고 한다. 사육 후 약용으로도 흙 염소 고기가 좋고 특히 여성들 몸에 좋으니 꼭 길러 보라고 권유 하더라고 말한다.

관내 친구가 살고 있는 광화리에 좋은 종자의 흙 염소 농장이 있으니 구경 한번 가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아내가 말한다.

잠시 짬을 내서 사위와 딸 손자 손녀 우리 내외가 함께 바람도 쐬고 가는 길에 읍내에 나가 점심도 먹을 겸 염소를 구경하려고 나갔다.

가족들과 함께 맛있게 점심을 먹고 염소 기르는 계곡이 깊은 산골짝 염소 목장을 찾아 나섰다.

여러 종류의 염소들이 음메- 음메 -울어대고 양, 닭, 오골계, 멍멍이가 있어 어린 손자 손녀들이 보고 신기하게 느끼는 동물원과 같았다. 그림동화책에 보던 염소와 양을 실물로 눈앞에서 보게 되니 매우 재미 있어 와우- 하고 탄성을 지른다.

그날 두 집 염소를 견학만 하고 몸값을 물어본 후 집으로 돌아 왔다. 일주일후 우리부부가 염소를 구매하려 두 번째 갔다. 염소 주인이 때마침 부재중이라 우리부부는 ‘염소우리’근처를 관찰하며 무엇을 먹이고 ‘우리’는 어떻게 만들고 방목은 어떻게 하는가를 잘 살펴보고 있을 때, 마침 염소주인이 외출 했다 돌아 왔다. 우리가 구입 하려고 하는 염소는 1년 된 흙 염소 숫 컷 한 마리와 밤색에 힌색이 썩인 암염소 한 마리 한 쌍을 선택 했다.

내가 이색적인 암놈을 선택한 것은 전에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갔을때 한적한 시골길에서 배드원족의 양치기 목자가 양을 몰고 가던 풍경이 내 머리에 영상으로 떠 올라서 그 특이한 암놈을 선호 했다. 눈이 아주 인자하고 선한 모습이며 사랑스러운 암놈이다.

  그 암놈은 주인 말에 의하면 어릴 때 어미젖이 적어서 우유를 먹여 길러서 특히 사람과 밀착된 애착관계를 이루고 있어 사람을 잘 따라준다고 했다. 이놈은 비교적 저항 없어 순하게 붙잡아 큰 마대 자루에 넣었는데, 까만 숫놈은 아주 사납게 발악을 부린다. 주인은 뒷다리를 먼저 쇠고리로 잡아채어 손쉽게 잡은 후 마대 자루에 넣었다. 이놈이 죽겠다고 울어대며 발 두둥을 첬다.

아내는 이놈을 향하여 ‘조금만 참아라 집에 가서 맛있는 사료를 많이 줄께’ 이놈이 듣은둥 마는둥 저항하며 큰소리로 울어댄다. 우리부부는 조급하게 1톤 쌍용 스포츠카 뒷 드렁크에 염소 두 마리를 실고, 오는 길에 철물점에 들려 염소목에 걸 목 고리와 밧줄을 구입한 후 빨리 집으로 귀가 했다.

우선 닭장 우리에 풀어 넣어주고 구입한 건초 사료와 중송아지 사료를 먹이로 투입 했다. 처음에는 낮선 ‘우리’와 마대 자루 속에서 이동시와 잡을 때 투라우마 등으로 염소들이 좀 적응이 않되는 것 같았다.

여보! 재네들 식구가 되었는데 이름을 뭐라고 호칭할까? 아내가 암놈은 새끼 낳을 것이니 ‘사랑이’ 수놈은 행운의 뜻하는 ‘럭키’라고 하자, 좋아! 그렇게 명명하여 이름을 지어 주자. 그래서 ‘사랑이와 럭키는’ 그날로 우리집 가족이 되었다.

벌써 이놈들이 우리 집에 온지도 10개월이 넘어 온다. 지난겨울 농사짓는 친구 집에서 콩깍지도 얻어오고 옆집 할아버지는 더덕껍질, 쌀 등겨를 챙겨주시어 주위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지난겨울을 잘 지내고 올 봄 4월 5일 식목일 날 아침에 사랑이가 드디어 애비를 꼭 빼닮은 새끼 한 마리를 낳았다. 모든 가족들이 환호했다. 야! 너무 예쁘다.

이번에는 내가 이름을 지었다. 아내는 식목일 날 아침에 낳았으니 ‘식목’ 이라고 하지, 아니야 식목이는 이름이 호명하기 어려워 4월에 낳았으니 ‘사월이’라고 해. 아내도 그게 좋겠다고 동의 했다.

‘사월이는’ 애비를 닮아 깜순이다. 지나가는 길손들의 모든 시선이 이놈한테 머무르고 카메라로 촬영까지 한다. 어미와 같이 있으면 아주 이색적 목가 풍경이 펼처 진다. ‘사월’이는 제법 잘 뛰놀고 자라며 우리 손자 손녀들의 친구다 ‘야! 할아버지 집에 염소와 꼬꼬 구경 가자’ ! 하면서 딸아이와 손자 손녀들이 자주 찾아오곤 한다.

이놈들 때문에 우리 집은 작은 동물원이 되어간다. 이미 기르고 있는 닭들과는 궁합이 잘 맡고 옆에서 진도견은 이들을 캐어하여 준다. 염소들은 이웃의 사랑 받으며 잘 자라고 있다. 4월의 적 목련이 활짝 피고 매화와 복숭아꽃이 만개한 봄 동산은 이 또한 한 폭의 시골 풍경의 무드를 만들어 주니 에코오 힐링 아니던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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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해오락'님의 염소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마치 동화속 이야기처럼,
자라나는 손자, 손녀에겐 너무나 좋은 교육장이지요.

할아버지가 된 소생도 무한 정선의 풍경이 그려지면서 상상의 나래가 펴지네요.
흐드러지게 핀 적목련에 매화와 복숭아 꽃이라!!
햐! 소주 한잔 해야하지 않나!

목사님! 5월 5일은 오셔야지!
혹, 개드릅이나 참드릅 있으면 쪼까 갖고 오면 더 좋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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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락님의 댓글

해오락 작성일

5월 5일(일) 재경 체육대회 상경 해야지요!
믿처 생각지 못한 산나물인 개드릅이나 참듭 구하여 가지고 상경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