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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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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2 작성일 2019-04-27 08:43 댓글 6건 조회 7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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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내마을.....
이름만 들어도 아이들이 방글방글 웃는 모습이 연상되고 향기로운 꽃 내음이
진동할 것 같은 마을

꽃동산 같은 꽃내마을에서 아내는 어린시절을 보냈다.

아내의 고향은 정선군 임계면이며 어렸을 때 그곳에서 자랐고
초등학교도 그곳에서 다녔다
.
산을 넘고 골을 누비며 학교 다닌 얘기는 해도해도 끝이 없다.

학교다니던 산길은 진달래꽃이 봄을 알려주었고 아카시아 흰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여름이 머지않음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갯가 제방뚝에 하늘거리며 피어있던 코스모스를 생각해 내곤
그게 자신의 모습이었다고 너스레를 떠는 아내를 옆에서 보며
꽃내마을을 다시 생각해 본다
.

 

꽃내마을이라고 불리운건 최근의 일이었고 어원도 확실치 않은
고내라고만 통용되던 마을 이름은 옛날부터 사용해온 동네 이름이었다.
왜 고내라고 불렀는지 물어보면 모른다고 한다.
옛날부터 그리 불렀으니 따라 불렀을 뿐이라는게 답변의 전부였다.

 

일제강점기는 그냥 땅만 유린했던게 아니었다.
민족의 근간을 뒤집어 놓은 거대한 사건이었다.
1914
년에 단행된 전 국토의 행정구역 통폐합에 의해서
우리의 고유한 마을이름이 사라졌다
.
멀쩡히 여량이란 이름을 두고 북면이라고 개칭했고
화암이란 고유명칭이 있었음에도 남면이라고 갖다 부쳤으니
지금 생각해도 통탄할 노릇이다
.

 

꽃내마을은 화천(花川)으로 탈바꿈 하였고
화천동이란 행정상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

초등학교 이름도 화성국민학교로 개교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는 필시 한문을 중요시 하던 당시(1953)의 사회통념상의 관례에 따라
한글을 지양하고 한자로 작명했던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


'꽃내'는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고내로 바뀌어 불리다가
한글화 바람을 타고 이제야 봄을 맞았다
.
동네 입구에 큼지막하게 써 붙인 꽃내마을표지판을 바라보며 그렇게 흐뭇할수 없다.
마치 시집 간 누이가 통통하게 오른 볼살을 자랑하며 함박 웃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는 우리의 아름다운 이름을 찾아 제자리에 앉혀야 하는게 아닐까?

일제에 의해 강제로 개칭되었고 남의 신발을 신은듯 어색하게 작명되었던 마을 이름. 
곱고 다정다감한 이름으로 바꾸는게 어려운 일일까?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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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아~~
세상에 이런 인연이....
이름만 대면 누구인지 알 것 같은...
봄 가을이면 꽃잎이 흐드러지게 피는 동네(꽃동네)여서였을까? 아니면 마을 가장자리에 꽃잎이 흐르는 작은 내가 있는 마을이어서 꽃내인지 몰라도 오래 적부터 '고내' 라고 불리는 참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마을.
아쉽게도 이제는 폐교가 되었지만, 꽃들로 城을 이룬다하여 '花城초등학교' 라고 이름을 붙였던 그 꽃마을 그학교출신의 처녀가  부인이 되셨다니...
꽃내 출신의 부인께서 선배인지 후배인지 아니면 동창인지...궁굼증이 더해가는 하루입니다. 
세상 인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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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연2님의 댓글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

인연이란게 이런거였나 봅니다.  집사람은 화성초등학교 17회라고 하니  아마 에이포님의 한참 후배가 될듯합니다. 지금도 폐교된 학교가 보고싶다고 하면 함께 차를 몰고 백봉령 고개를 한달음에 넘어가서 한참 머물렀다 오곤 하지요.고내라고만 알고 있던 마을 이름이 실은 꽃내마을이었다는 마을 표지판을 보면서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이처럼 예쁜 이름을 놔두고 숨은듯이 이름을 감추었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의문도 들었고요 .반갑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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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락님의 댓글

해오락 작성일

최근에 내정서에 가장 밀접한 글을 읽은 것 같네요! 왜? 그렇까?  앞의 에이포 님의 설명도 느껴지고요!
김연석2 님의 부인이 임계면 꽃내마을 사람이라 그런것 같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꽃내음이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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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그렇습니까.
저는 2학년 때 그곳 학교에 전학을 가 어찌 어찌 졸업을 하고보니 13회 졸업생입니다.
17회면 누구네 동생 아니면 누구네 오빠하면 알아도 기수만으로는 잘 모르겠지요.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만나 족보를 캐보아야 할 듯합니다.
아무튼 안팎으로 동문이시니 매우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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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언젠지는 모르나 옛적부터 불리워진 이름, '고내마을'!
그 어원을 찾을 수 없다는 작가님의 아쉬움!

그 곳에서 뛰놀며 학교다녔던 그 여학생을 반려자로 맞아 지금것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천생연분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꽃내마을'이라 표기했다하니 참 다행이네요.
 작가님의 해석처럼 '꽃내마을'을 '고내마을'로 불리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봄직도 합니다.
이 글에 대하여 '에이포 님' '해오락 님' 동기분들의 고향얘기에 살판났구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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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님의 댓글

방랑자 작성일

우리집에도 있어요 18기
제 기억에는 ---
신랑 달러 깄을 때 ㅋㅋ
누가 더 계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