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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분지 공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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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함금식 작성일 2016-11-04 12:09 댓글 3건 조회 1,3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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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분지 공책

 

이곳 아트란타로 이사를 온지가 달포 빠지는 일년이되었다.

에모리 의대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가르치고있는 딸과사위가 아이들 키우느라 너무 바뻐해서 그들의 손을 좀 덜어주고자 이곳으로 내려왔다. 보스톤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 한테는 좀 섭섭하지만 언젠가는한곳을 택하여야고 생각 해 오던차에 남쪽에는 겨울도 거의 없다 시피하니 이곳을 택하고 내려 왔다.

 

이곳으로 이사를 하기전에 몇번 들려서딸집 가까운 이웃에 집을 한채 사놓고 펜실바니아로 돌아가서 집을 팔려고 내 놓았다. 그런데 집이 좀 커서인가집파는데 몇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산 집을 비워 놓을수가 없어서 세를 놓았더니 몇일 안되어서 작자가 나와집을 팔았다. 그러니 집은 팔리고 이곳 집은 세를 놓았스니 당장 살곳이 없어 젔다. 그래도 이사를 와야 하기에 내려와서 남의 집에 전세를 들었다.그러니 가지고 온 짐들을 하나도 풀지못하고 그저 수가락과 그릇몇개를 꺼내놓고 거의 일년을 살았다.

 

그동안 한인들이 집촌을 이루고 있는 조그만한 아트란타의위성도시에 자를를 잡고 보니 한안 친구들도 만들고 한인 교회에가서 봉사도하고 때때로 미국사회에대해서 강연도하고 하다보니 이곳에 제법익숙해젓다. 그래서 딸과 상의를 하여 이곳에 정착하기로 하고 집을 하나 마련해서 한달전에새 단층집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짐을 하나 하나 정리를해서 놓아야 할곳에 놓고하다보니 도자기나 유리그릇들 사이에  꾸겨 넣었던 종이들을 하나 하나 꺼내며 정리를 시작했다.

책장을 세우고 열어 보았더니 꾸겨 지지않은 한줌의넓은 종이 뭉치를 발견했다.

둘둘 말린 종이들을 한장 한장 베꺼보니 알수 없는무었인가 기억에 거의잊어 버렸던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무었인가 이른것같은 마음으로 종이짱을 펴놓고 한참 내려 보았다.

 

첯째로 종이 색갈이 잿색이다. 종이는 얄고 쉽게 찌저지는 종이다. 그리고 값이 헐한 종이이기에 꾸겨서 이사짐 틈새틈새 넣었던 종이다. 문득 한 옛 추억이 머리속을스처 지나 가는데 잡을 수가 없어서 무었을 잃어 버린것처럼 내 뇌부의 이모 저모를 뒤저보았다. ,이것이 바로 마분지라는 종이이구나 생가하며 무릅을 첫다. 아 이런 종이를 마분지라불렀지…………….. , 마분지 바로 그겄이다.

 

마분지라는 명사가 떠 오르면서 이제는 이것에 따라떠오르는 희미해진 생각 하나하나가 내 머리의 내면에서 지렝이 꿈틀거리둣이 하난 하나 나오기 시작한다.

 

일찍이 혼자 된 어머님이 무었인가 돈될일이 있으면 삼일 장에나가서 돈 몇푼을 마련하여 집에 돌아오는 함지 속에는 마분지를 사가지고 오시던일이 기억된다.

저녁 등불밑에서 마분지를 이리접고 저리접고 하여서 가새로 잘 끈어서 각에 마추어서 바늘로 한쪽으로 꼬매서 공책을 만들어 주시던 일들이 떠 오른디.

그러면 나는 연필심에 춤을 발라가면서 진하게 내이름을적고  국어 공책, 산술공책

등의 주제를 적어 넣고 좋아 하던 생각이난다. 그래서 이 마분지 공책속에 더하기 빼기 써넣고 구구법도 써넣고  숙제도 해 냈다.

 

그런데 같은 반에서 공부를 잘하던 두 동무의 공책을보니 옥양목처럼 하얀 종이에 줄이 쭉쭉 처있는 공책들을 쓰고있었다. 한 아이의 아버지는 금융조합에서 상당한 자리에 있었던으로 기억한다. 그아이는 학교를 졸업하자 서울의 명문 중학교로갔다. 다른 한 아이는 아버지 어머님이 초등하교 선생님들이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아이도 중학교를졸업하고 서울의 모 명문 고등하교로갔다는 얘기를 들은적이있다. 그리고 후에 들은 얘기지만 둘 다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 나이를 먹어서인지 요즘와서 생각 해 보면 성공을했다는것이 무슨 뜻인지 가려내기에 어려울때가 있지만 나는 나대로 생각 해 보면 나도 그만하면 됐다하는 자부심을 갖어 보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 해 보면 책이라는것은 책의 내용에 따라서 좋은책이다하는 질적인 판단을 한다. 한국 말에도 있듯이, 영어에도 “It is not the cover.It is what it has in it.”라는 말이 생각된다.

 

이런 얘기를 하니, Shakespeare가 Romeo and Juliet에서 말한 “What’s in a name?” 한마디가 생각된다. 장미꽃이 나무의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그꽃이 아름답지 않을수가 없고 장미의 향기를 멈추지 않는다는것이다. 마분지 공책을 쓰던 오양목같이 하얀 종이 공책을 쓰던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진가를 나타 내는것 같다. 

 

전쟁통에 젊어서 혼자되어 자식들 공부 시키느라 고생을낙으로 생각하고 실로 꼬매서 만든 마분지 공책이라도 마련하여 주시던 어머님이 그리워진다.

 

나도 잿색갈의 종이 한장을 이리 저리접어서 마분지공책하나를 만들어 보았다.

시간 나는대로 마분지 공책으로 시작하여 여기까지온나의 삶의 발자취를 적어 보아야 하겠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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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님의 댓글

바람소리 작성일

馬糞紙는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말똥으로 만든 종이라는 뜻인지요
살림도 기술도 부족했던 시절에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종이라 60대 이상이면 잊지못할 추억을 간직한
종이가 아닌가 합니다.
날마다 즐거운 날 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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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이 노래를 기억 하시는지요?

시 : 김소월 /  작곡 : 서영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에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을
  네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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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금식님의 댓글

함금식 작성일

윤기동문 마분지가 말의 배출물로 만들었다해서 마분지가 되었군요.
하기야 그럴것이 서양에서 옛날 흙벽돌을 만들때 소똥을 석어서 만들었답니다.
왜냐하면 그 무체에 섬유물과 접착성분이 있기에 벽돌이 틑하고 잘 견고해 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말똥에도 아마 이와같은 성분이있어서 제지 과정에 석어서 쓴 모양이지요. 그래도 내가 쓰는 마분지는 옛날 마분지보다 더 미끄럽고 윤기가 납니다. 옛날 마분지는 몆자 적었다가 지우고 하면 구멍이 자주 났지요.

어단파파 동문께서도 읽으시고 김소월의 시를 남겨 놓이셧구먼요. 그렇지요, 이제 나이가 점점 더 먹어 가면서 부모님들이 자식들을위해 사신 정을 이해 하게 됩니다. 동기 란에 시르시는 고향 갖를 탐방하시는 사진들 잘 봅니다. 그리고 34기 동기들이 한달에 한번씩 모여서 정담들을 나누는 사진들도 부러워 하면서 즐겨 봅니다.
 에제는 농삿일 다 거두고 텅빈 집앞 논밭을 보면서 좀 한적하게 지내시겠구먼요.
건강하시고 또 보비겠습니다. 위에 쓴 글을 철자법도 그렇고 수정을 하려니 안도니다네요.
이해 하시고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